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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Giants

진명호는 놔두라고? - 진롤코 vs 진더가드, 진짜 얼굴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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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올림픽 브레이크가 끝나고 KBO 리그가 재개된 지 어느 덧 2주 정도 지났습니다.

그 사이 롯데 자이언츠는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요.

전반기의 롯데의 특징이라 함은 '무엇이든 뚫는 창과 아무것도 막을 수 없는 방패'로 무장한 팀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타격 지표는 압도적으로 리그 1~2위권을 싹쓸이한 반면, 투구 지표는 전부 하위에서 찾아야 될 정도로 롯데의 마운드는 심각하게 망가져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6월부터는 어떻게든 이기는 경기들이 그래도 제법 됐기 때문에 이른바 '본프레레식 야구'라는 웃지 못할 평가까지 나왔던 터였습니다.

 

갓동님, 대체 어디까지 내다보신 겁니까?

한편 올림픽 브레이크가 끝난 뒤의 롯데는 전혀 다른, 180도 달라진 팀이 되었습니다.

문제는 안 좋았던 부분만 180도 달라졌어야 했는데, 좋았던 부분마저 180도 달라진 것입니다.

꼴등으로 치닫다 못해 지하를 천착해 들어가던 투구 지표는 갑자기 8월 내내 리그 최상위권을 유지 중이며, 동시에 뜨거웠던 방망이는 리그 최하위의 얼음과자로 전락해버리고 말았습니다.

 

열역학도 아니고 무슨 총량 불변의 법칙이라도 있는 건가...

투구 지표: WHIP 5위, 피안타율 2위, 출루 허용율 5위, 피OPS 1위, ERA 1위, WPA 1위(2.19), SwStr% 1위(12.4)

타격 지표: 타율 9위, 출루율 10위, 장타율 10위, 팀 OPS 10위, BB% 8위(9.1), HR% 10위(1.10), WPA 9위(-1.19)

(* 투구 지표 중 WHIP, 피안타율, 출루 허용률, 피OPS, ERA는 오름차순 기준, 즉 지표값이 낮을 수록 높은 순위)

 

이렇게 극단적으로 변한 야구 스타일을 바탕으로 롯데는 8월 현재 6승 4패, 6할의 승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초반 기세가 매서웠지만 이른바 '웰시코기 데이'가 발동하면서 연승을 이어나가지 못했고, 결국 이로 인해 발목을 잡혀 약간 힘에 부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괜한 것이 아닌 게, 투구 지표가 높아지면서 경기의 내용 자체도 좋아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3점 차는 쉽게 허용하는 점수라는 불안감에 더이상 시달리지 않게 되는 것이 고무적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진명호 선수로 대표되는 '기복 있는 불펜'을 바라보면, 이 안정된 투구 지표를 어디까지 신뢰해야할 것인지에 대한 판단이 잘 서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사진 제공: MK스포츠)

그러나 현재 롯데의 안정된 투구 지표를 과연 어디까지 신뢰해야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떨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8월의 롯데 투수들은 헛스윙 스트라이크에 의존하며 타자들을 상대하고 있으며, 한편 BB/9은 3.99로 리그 8위를 기록 중입니다.

이는 두 가지로 요약이 될 수 있는데, 하나는 유인구로 승부하여 타자들의 배트를 적극적으로 끌어낸다는 점, 다른 하나는 그 와중에 제구가 안정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특히 볼넷 비율은 전반기에 비하면 상당히 끌어내린 숫자가 이 정도라는 것이 불안한데, 이러한 면모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롯데의 불펜 투수를 꼽자면 바로 진명호 선수를 들 수 있겠습니다.

진명호 선수에 대한 평가가 지난 2020 시즌부터 정말 좋지 않은 편인데, 이번 포스트에서는 진명호 선수의 어떤 점이 문제였는지, 그리고 과연 어떤 면모가 진명호 선수의 진짜 모습인지를 판단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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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록 및 시즌 페이스

이번 시즌 나쁘지 않은 성적을 유지 중인 진명호 선수. (자료 제공: 스탯티즈)

진명호 선수는 이번 시즌 ERA+ 102.0, FIP+ 104.6, WHIP 1.15로 리그 평균을 상회하는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WHIP가 리그 평균(1.48)보다 많이 낮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진명호라는 선수가 가진 이미지와는 달리 의외로 정말 낮은 수치임과 동시에 리그 상위권 수준입니다.

커리어 하이였던 2019 시즌에도 WHIP는 1.44로 높은 편이었던 진명호 선수와는 확연히 차이가 나는 모습입니다.

 

2018~2019 시즌 2년 연속 시즌 절반 가량의 경기를 등판한 탓에 2020 시즌 부작용에 시달렸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한편 진명호 선수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롯데의 불펜에서 주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는데, 2년 연속으로 60경기, 60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이 탈이 되어 지난 2020 시즌 한 해 동안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2년 동안 WAR 3.19를 달성했던 진명호 선수는 2020 시즌 -0.04의 WAR을 기록하며 아쉬운 모습을 남겼는데요.

그러나 2021 시즌 현재 다시 WAR을 양수로 끌어올리며 안정세를 찾는 모습입니다.

 

6월부터 안정세를 찾은 진명호 선수. 20 경기 동안 18경기에서 무자책점을 기록한 것이 특히 인상적이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무엇보다 진명호 선수에게서 괄목할만한 부분은 6월부터 자책점을 허용한 경기가 거의 없었다는 점입니다.

진명호 선수는 6월부터 8월까지 20경기 등판하여 18경기에서 무자책점을 기록하였고, 6월 13일부터 8월 10일까지는 12경기 연속 무자책점을 이어갔습니다.

ERA는 비록 4.57로 낮지 않습니다만, 5월까지 허용한 점수가 워낙 많은 탓이 있었고, 6월부터 본격적으로 WHIP를 많이 낮춘 덕에 얻어낸 효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도대체 당신의 진짜 모습은 무엇입니까... (자료 제공: 네이버 스포츠)

하지만 그럼에도 롯데 팬들은 아직 진명호 선수를 신뢰하지 못하면서 "진명호는 놔두라고!"를 외칩니다.

위에서 살펴본 기록들만 놓고 보면 진명호 선수를 믿지 못할 이유가 크게 없어보이지만, 2020 시즌 강렬하게 자리잡은 방화범 진명호의 이미지는 여전히 강력합니다.

그리고 기복이 있는 모습을 보일 때 정말 극단적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는 탓에 진명호 선수의 부정적인 이미지는 쉽게 씻기질 않고 있습니다.

특히나 지난 8월 12일 NC 다이노스와의 창원 원정 경기에서 진명호 선수가 0.1이닝 4실점을 기록하면서 역전패를 허용했을 때처럼 진명호 선수는 한번 무너지는 경기에서 크게 무너지는 경향이 강한 선수입니다.

 

왜 좋을 때와 나쁠 때의 성적이 극단적인지를 파악하려면, 볼 형성 비율과 뜬/땅 비율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진명호 선수가 이렇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하나는 많은 분들이 아시는 바대로 진명호 선수의 커맨드가 좋지 않다는 점입니다.

진명호 선수는 본격적으로 불펜에서 역할을 부여받기 시작한 이래로 스트라이크 비율 60%를 넘긴 시즌이 2019 시즌 단 한 차례 밖에 없습니다.

볼이 많이 나오는 선수이며, 특히 커맨드가 좋지 않은 날은 볼을 연달아 던지는 경우가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른 하나의 원인은 외야로 형성되는 타구가 많다는 점입니다.

2018~2019 시즌의 진명호 선수와는 달리 2020 시즌부터는 외야로 형성되는 타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외야로 형성되는 타구의 피안타율이 상당히 높은 선수인데, 특히나 이번 시즌에는 땅볼보다는 뜬공 유도형 투구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롯데의 외야 수비가 좋지 않다는 점 또한 감안한다면 진명호 선수에게 '맞춰 잡는 피칭'을 요구하는 것 또한 어려운 과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진명호 선수가 보다 안정적인 피칭 내용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커맨드와 뜬공 비율 억제에 신경을 써야할 것인데, 이 부분은 단기적으로 해결될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장기간의 교정이 필요합니다.

당장은 진명호 선수의 장점을 활용하는 것이 맞고, 진명호 선수가 커맨드가 안 좋아지기 시작할 조짐이 보인다면 미련없이 과감한 교체를 감행하는 것이 선수의 심리적인 문제에도, 팀의 성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2. 구종 구사 및 구종 가치

진명호 선수의 피칭 디자인은... 뭔가 한참 잘못 되어있었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커리어 하이 시즌의 진명호 선수는 구속과 구위로 밀어붙이는 스터프형 투수였으며,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2피치에 간혹 포크볼을 섞어 던졌습니다.

이번 시즌은 포크볼의 비율을 줄이고 커브로 제3 구종을 대체하고 있으며, 그 효과를 어느 정도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명호 선수의 공이 존에 형성되는 비율은 40%가 채 안 되는 시즌이 대부분입니다.

이는 진명호 선수의 장점을 활용하지 못하는 피칭 디자인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진명호 선수는 커맨드가 좋지 않은 선수임에도 대부분 아웃존 헛스윙 유도로 플랜을 가져가며, 이로 인해 보더라인에 걸치는 스트라이크와 밖으로 빠지는 유인구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진명호 선수는 그런 컨트롤을 해낼 수 없는 투수인데, 이것이 볼 남발의 원인이 되며, 풀카운트에서 컨트롤을 의식하며 던진 슬라이더나 포크볼은 오히려 가운데로 몰리게 되며 위기를 맞게 되는 것입니다.

 

결국 진명호 선수는 슬라이더를 대체할 다른 방안을 강구해야만 한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진명호 선수의 포크볼은 어느 정도 유인구로서의 기능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비록 여전히 커맨드는 좋지 않은 편이고, 빠지는 공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으나, 정상적으로 던지기만 했다면 결정구로서 확실한 결과를 낳고 있습니다.

그러나 진명호 선수의 제1 변화구인 슬라이더가 말을 듣지 않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슬라이더는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는 변화구이긴 합니다만, 슬라이더가 위력적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보더라인에 걸치는 핀포인트 제구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슬라이더를 몸쪽과 바깥쪽 존에 모두 붙일 수 있어야 하며, 거기에서 공 1개~1개반 가량 빠지는 유인구를 던질 수 있어야 슬라이더를 던지는 의미가 있습니다만, 진명호 선수에게 이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결국 제가 내린 결론은 진명호 선수는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피칭 디자인을 가져가고 있는 투수라는 것입니다.

진명호 선수에게 제안할 수 있는 해결책으로는 가장 우선적으로는 슬라이더의 컨트롤을 개선하는 것이지만, 이는 아마도 그가 은퇴하기 전까지도 쉽지 않을 듯합니다.

그래서 차선책을 강구해야 하는데, 그 다음으로 할 수 있는 제안으로는 슬라이더보다 각폭이 좁은 커터를 함께 활용해보는 것입니다.

슬라이더와 똑같이 던지되, 각폭이 좁은 커터를 유사 슬라이더로서 활용하면서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절대 핀포인트 제구를 하려 하지 말고, 일단 가운데를 노리고 던지면, 알아서 보더라인으로 갈겁니다.

진명호라는 투수는 그런 투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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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투구 폼

커맨드가 좋지 않은 선수치고는 폼이 너무 정상적이라 더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사진 제공: 스포츠한국)

제 투수 분석을 유심히 보셨던 분들이라면 커맨드가 좋지 않은 투수들의 투구 폼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공통적으로 하는 말들이 있는 것을 아실 수도 있을 듯합니다.

대체로 커맨드가 좋지 않은 투수들은 밸런스가 붕괴된 상태에서 백 스윙을 크게 끌어가며, 어깨와 팔꿈치의 높이 문제로 균형을 잃게 되고, 고개가 비틀어지면서 시선이 고정이 안 되며, 팔로우 스로우 동작이 포수 방향이 아닌 옆으로(우완 기준 1루 방향으로) 형성되기 마련입니다.

놀라운 사실은 진명호 선수는 의외로 그런 폼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크게 문제인 부분은 별로 없으며, 그나마 백 스윙에서 팔꿈치가 높게 올라간다는 점, 그리고 디딤발과 축이 되는 발의 열리고 닫히는 정도가 나쁘다는 정도가 있겠습니다.

...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진명호 선수가 '정상적인 몸'이라는 가정 하의 이야기입니다.

진명호 선수는 애석하게도 자신의 투구 폼과 구속을 견뎌낼 수 있는 신체를 갖고 있지 않은 듯합니다.

롯데 팬들이 농담삼이 진명호 선수의 컨디션이 좋을 때 '진더가드'라는 별명을 붙이고는 하는데...

 

농담만이 아니라 비슷한 면모가 있기에, 주의를 기울이며 교보재 겸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실제로 노아 신더가드와 비슷한 면모가 없지 않은 편입니다.

특히 하체를 길게 뻗어 익스텐션을 크게 가져가는 것과 동시에 상체는 회전력을 주는 것으로 빠른 구속을 이끌어 내는 것이 두 선수의 공통점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동시에 두 선수 역시 강속구를 뿌리는 유형인데도 생각보다 유리몸이라는 점도 비슷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신더가드 선수는 팀 동료인 제이콥 디그롬 선수가 급격히 부상하기 전까지는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였으며, 진명호 선수 역시 최고 시속 153km/h의 포심 패스트볼을 자랑하던 투수였습니다만, 두 선수 모두 많은 이닝 소화는 견디지 못하고 과부하가 걸려 부상을 당하고, 구속 저하까지 겪고 있습니다.

현재 신더가드 선수는 토미 존 수술을 받으면서 마이너리그에 내려가 있는 상태인데,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일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한편 신더가드 선수는 이런 와일드한 폼으로도 커맨드가 나쁘지 않은 편이었는데, 이는 상체의 밸런스가 좋은 것에 더불어 탄착군을 겨냥하는 가늠좌 역할을 하는 왼팔의 밸런스가 좋기 때문입니다.

반면 진명호 선수는 왼팔이 빠르게 접히면서 딜리버리 내내 인버티드 W에 기반한 굽은 팔을 가져가는 편인데, 커맨드가 좋은 투수에게는 상체의 움직임을 간결화할 수 있기 때문에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진명호 선수처럼 커맨드가 나쁜 경우에는 왼팔을 가늠좌 역할로 사용해 뻗어서 사용하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 저 역시 같은 문제를 겪었고 이런 방법으로 해결을 해본 경험이 있습니다.)

진명호 선수가 진짜 '진더가드'로 거듭나고 싶다면, 신더가드를 교보재 겸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제 결론입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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