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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KBO

롯데 투수 문제? 그냥 리그 전체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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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는 PC 환경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있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가급적 PC에서 조회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꽃겨울 채널 구독자분께서 제게 질문을 주신 내용이 있어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요약하자면 현재 롯데의 투수 운용과 육성 자체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었습니다.
 

사실 이분의 질문에 이미 전부 정답이 들어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일단 가장 먼저 따져볼 것은 이진하 선수를 비롯해 2군에서 선발 수업을 받던 선수들이 1군에서는 불펜으로 가용되는 것에 대한 우려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린 바 있고, 아마 야구 보시는 분들이라면 당연히 상식적으로 이해하실 부분은 “선발과 불펜의 루틴은 한참 다르다”라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선발 투수들은 5일간의 휴식 기간을 두고 다음 등판 준비를 합니다.
등판 다음날은 풀로 휴식을 취하며, 그 다음날도 사실 휴식을 취하며 정 불안하면 기초 운동만 해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4일 텀을 두고 선발 등판하는 경우)
3일차에 캐치볼을 시작, 4일차에 롱토스를 하고 5일차에 비로소 불펜 피칭을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불펜 투수의 경우는 언제 등판할지 모르므로 이 과정을 축약해서 매일 반복해야 합니다.
선수에게 있어 시즌 중의 보직 전환이 어려운 부분이 바로 이러한 루틴의 차이에 있습니다.
덧붙여 간혹 전날 몇 구 안 던졌으니 오늘 바로 등판해도 전혀 무리가 없다는 식의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은 이러한 불펜 투수의 등판 준비 과정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나오는 말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선수마다 루틴이 정말 다르겠지만 불펜 투수는 한 번의 등판을 준비하기 위해 몸을 풀 때 적어도 전력으로 그 등판에서 던지는 공보다 더 많은 공을 던져야 합니다.
물론 간혹 공 세 번만 던지고 몸 다 풀려서 등판하는 선수도 있긴 합니다만... 선천적으로 몸이 유연하고 열이 빠르게 오르는 신체를 가진 정말 특이 케이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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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당연히 선발 수업을 받던 선수를 불펜으로 쓰면 안 되지 않느냐는 의문이 생깁니다만, 현실적으로 KBO 리그의 구조상 그것은 불가능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선수 풀의 부족입니다.
프로야구에 선수가 뭐가 부족하냐 생각할 수 있지만, 매년 드래프트로 뽑는 인원은 구단당 11명에 불과하며, 육성선수까지 고려한다고 해도 많아 봐야 구단당 15명 내외의 선수가 유입됩니다.
그러나 드래프트 경쟁률이 10대1밖에 안 되는 리그에 구단은 10개나 되며, 매년 방출되는 선수들까지 생각하면 선수층이 두터울 수가 없는 리그가 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투수만 매번 영입할 수도 없거니와, 이 투수들이 충분히 준비 기간을 갖고 육성될 시간조차 부족한 리그입니다.
매번 즉전감이 필요한 리그이다보니 선수를 빠르게 올릴 수밖에 없고, 선발 투수를 많이 두고 육성할 수도 없는 구조입니다.
그렇다고 이 선수들이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데 1군에 안 올릴 수도 없는 상황이고, 퓨처스리그는 냉정하게 말해서 질적으로 선수의 육성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있는 구조입니다.
갓 드래프트된 신인과 1군 경쟁에서 밀려난 뎁스 자원, 그리고 실패한 노망주가 섞여 경쟁하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이민석, 진승현, 이진하 같은 좋은 유망주들을 마냥 2군에서 선발만 시킬 수는 없던 노릇이었을 겁니다.
이런 문제가 개선되기 위해서 육성군과 3군의 별도 운영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제가 누차 강조 드리는 겁니다.
매번 꽃겨울님이 녹화 때마다 멀리 가지 말라고 하시는데...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고서는 근본적으로 원인과 해결책을 찾을 수 없으니 자꾸 제가 멀리 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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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자랑'(?) 사사키 로키는 입단 후 1년 동안 전혀 공을 만지지 않고 체력 훈련부터 다시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태연 선수를 비롯해 신인 선수의 잦은 등판에 대한 걱정 역시 위와 같은 맥락에서 이야기해야 할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기존 1군 필승조 및 경합조가 무너졌기에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은 신인급 선수들의 부담이 늘어난 것이 원인이 되었겠지만, 리그 구조상의 문제 역시 무시할 수 없습니다.
필승조와 경합조가 꾸준하지 못하고 무너지는 이유 역시 특정 선수들에게 가중되는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리그의 육성 구조 문제 때문입니다.
당장 일본 프로야구만 보아도 1~2년 차에는 2군에서조차 거의 등판을 시키지 않고 3군 내지 육성군에 두고 기초 체력 훈련에 중점을 두는 문화가 크게 자리잡았습니다.
일본은 애초에 인프라가 크니까 그런 것이라고 반박할 수 있겠지만, 불과 200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어느 리그보다도 혹사가 심했던 것이 일본 프로야구입니다.
하지만 꾸준한 개혁 의지를 통해 전 구단이 그러한 육성 문화를 만들어 낸 것이 리그의 문제를 개선하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40년이 된 프로 리그가 아직도 이렇게 집단이기주의의 만연으로 퇴보만 해서는 몰락의 길밖에 없을 것이다.

이렇듯 리그의 구조적 문제가 결국 선수의 부담을 야기하는 것은 당장 해결책이 요원합니다.
선수단의 연령대 중간 허리층 부재, 신인 선수들의 부담 가중, 주전 노쇠화와 세대 교체 실패, 그리고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등 현재 터지고 있는 문제들은 비단 롯데에서만 나오고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리그 전반에 만연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리그 개혁과 구조적 개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구체적인 안건은 당연히 제 머릿속에 차고 넘칩니다만 이것까지 다루기엔 이번 주제와 아주 직접적인 연관 내용이라고 할 수 없으니 언젠가는 제가 그리고 있는 리그 개혁의 청사진에 대해 따로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제가 백날 떠들어봐야 뭐가 바뀌겠냐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해결하려는 의지와 모두의 협조와 단합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당장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관련해서만 해놓고도 단순히 자기 팀 주전 유출될까봐 기존에 정했던 원칙을 명분 없이 뒤집어엎는 이사진들을 놓고 KBO가 개혁될 길은 요원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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