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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MLB 커미셔너 롭 맨프레드는 2023년부터 선수노조와 협의하여 규정 개정을 시행한다고 일찌감치 밝힌 바 있습니다.
주요 골자는 1) 피치 타이머 도입, 2) 수비 시프트 금지, 3) 1-3루 베이스 크기 확대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2~3번은 연꾸님께서 이미 다루신 바 있고, 저는 1번과 함께 피칭과 관련하여 변화하는 MLB가 KBO에,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 투수들에게 과연 어떤 영향을 줄지 개인적인 감상과 분석을 내려보고자 합니다.
피치 타이머의 도입 목적은 분명합니다. "빠른 경기 종료"를 위해 시간을 늘어뜨리지 말라는 것입니다.
기존의 5분 내외를 오가던 이닝 브레이크도 2분 15초로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타자는 피치 클락이 8초가 남은 시점까지 타석에 들어서지 않으면 1스트라이크를 먹고 시작하게 됩니다.
또한 타자는 한 타석당 단 한 번만 타임아웃을 부를 수 있습니다.
투수는 주자기 없을 시 15초, 주자가 있을 시 20초 안에 반드시 준비 동작을 끝내야 하며, 늦을 경우 볼이 선언됩니다.
작정하고 경기를 빠르게 진행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이는 제한 사항입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MLB 시청층의 노후화, 즉 '뉴비'의 유입 감소가 한몫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젊은 세대들이 야구를 보려 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3시간이 넘는 지루한 경기 시간"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피치 타이머의 도입과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 현재 마이너리그에 도입 중인 AI 심판 제도입니다.
AI 심판 도입은 초점이 '정확성'에 맞춰져 있습니다만, 의외로 정확성보다는 경기 속도에서 더 유의미한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
ESPN에 따르면 트리플A 경기에서 로봇 심판이 쓰인 경기의 소요 시간은 평균보다 약 9분 가량 짧았다고 합니다.
당초 콜 자체에 걸리는 딜레이 때문에 오히려 경기 시간이 지연되는 것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판정에 대한 시비가 줄어들면서 소요되는 시간이 줄어들었기에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할 수 있겠습니다.
(덧)
사실 저는 아직까지 AI 심판의 오류 문제가 완벽히 해결될 수 없다고 판단하기에 시기상조라 생각하며, 심판에 대한 징계 강화 등의 조치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번 애리조나 가을리그에서는 콜에 대한 챌린지의 번복률이 33%, 싱글A 44%, 트리플A 48%의 수치가 나타났다는 뉴스 기사가 있습니다.
기계가 거짓말을 안 한다는 환상은 인간의 종교적 신념에 지나지 않으며, 모든 기계는 완벽할 수 없기에 오류라는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흐름이 대세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단순히 판정의 정확성을 떠나서 경기 시간의 단축이라는 과제는 21세기의 야구가 안고 있는 숙제이기 때문입니다.
빅리그에서 AI 심판은 빠르면 2024년에 도입될 것으로 전망되며, KBO도 확정은 아니지만 이에 맞춰 도입을 고려중인 것으로 밝힌 바 있습니다.
젊은 세대의 야구 유입을 강조하는 허구연 총재의 임기 내에 해당 사안을 추진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퓨처스리그에서는 2020년부터 스트라이크 콜에 대한 AI 심판을 시범 운영 중이며, 이를 KBO 리그에도 그대로 적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 외에도 맨 처음 언급한 피치 타이머와 같은 경기 시간 단축 수단 역시 도입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아마추어 리그 혹은 국제 경기 등에서는 7이닝 야구와 승부치기 등을 도입하며 경기 시간 단축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이러한 형세를 결코 무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롯데의 입장에서 이런 일련의 상황으로 가장 화두에 설 인물을 찾아보자면, 바로 유강남 선수일 것입니다.
유강남 선수는 리그 최고의 프레이밍 실력을 가진 포수로 평가받고 있으며, 프런트도 이러한 점을 높이 평가하여 FA로 영입을 한 상황입니다.
AI 심판이 도입되는 순간 프레이밍으로 얻는 이득은 사라지기 때문에 유강남 선수의 장점이 하나 사라지는 셈입니다.
하지만 유강남 선수에게 기대하는 것은 단순히 프레이밍만 있는 것이 아닐 터입니다.
지난 시즌 유강남 선수는 블로킹 리그 2위 (1.30), WAA with ADJ 5위 (0.817), CR/9 1위(3.61) 등 여타 수비적인 측면에서 안정적인 측면을 보였습니다.
프레이밍이라는 과제 하나를 덜었으니 다른 수비적인 부분에 조금 더 집중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듯합니다.
다만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유강남 선수의 도루 저지율입니다.
피치 타이머 도입, 수비 시프트 금지 등으로 단타 준족의 좌타자 리그로 변모하게 될 경우 더 많은 도루 시도가 예상되는데, 유강남 선수의 도루 저지율은 19.5%로 리그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출장 자체를 압도적으로 많이 했기 때문에 유강남 선수 앞에서 뛰는 선수가 더 많았을 터이지만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유강남 선수가 도루 저지율을 높이기 위해 특별 훈련을 해야하냐고 묻는다면 그건 또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지금에 와서 급하게 도루 저지 훈련을 과도하게 하여 수비 밸런스를 해치는 것보다는 안정적인 리드와 블로킹으로 투수들에게 과감한 스트라이크 존 공략을 유도하는 것이 오히려 좋을 것입니다.
해당 부분은 배영수 투수 코치가 누누이 강조하고 있는 과제이기도 합니다.
빨라지는 야구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 그건 다른 무엇도 아닌 '스트라이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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