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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어느덧 다시 신인 드래프트 관련 콘텐츠를 써야할 시점이 왔습니다... 만 예년과는 달리 올해는 제가 정말, 정말 할 말이 없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제 마음에 드는 선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딱 한 명 있기는 한데, 롯데가 뽑을 수 있는 가능성이 제로입니다.
저는 그간 롯데의 1라운더 픽을 정확하게 맞춘 것으로 나름 팬덤 사이에서 이름이 오르내린 바도 있습니다.
롯데에 심각하게 부족한 바가 무엇이고, 그리고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자질의 유망주 선수를 알아보는 안목은 나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만큼은 진짜 할 맛이 안 납니다.
사실 매년 이런 말을 반복은 합니다만 약간 어느 정도 고교 야구 및 대학 야구의 질적 저하에 대한 푸념 정도였지 그래도 매년 뽑아야 할 선수는 눈에 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번만큼은 진짜 아닙니다. 정말 이번에는 딱 '그 나물에 그 밥'이란 말이 들어 맞아보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역대급 재능'을 운운하는 선수들이 대거 튀어나오는 것처럼 언론에 보도되고는 합니다.
... 왜 그럴까요? 실명을 언급하면 제가 고소를 먹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언급할 수는 없습니다만, 매년 선수 기량 올려치기 해대면서 언플하는 원흉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넘어갑시다.
각설하고, 이번 드래프트의 최대 관심사는 이 두 선수였을 것입니다.
용마고 장현석과 장충고 황준서, 이 두 선수는 각각 우완과 좌완을 대표하여 강속구 투수로 이름이 나 있습니다.
일단 장현석의 경우 상대적으로 피지컬이 더 좋기에 구속 실링과 내구성에 대한 전망이 더 좋기에 황준서보다 평가가 좋았습니다만, 저는 역으로 KBO 한정으로는 황준서의 손을 들어주겠습니다.
이유는 던지는 매커니즘 차이 때문입니다.
저는 투수를 볼 때 가장 우선시하는 건 바이오매커니컬 피칭의 관점에서 얼마나 효율적이고 낭비 없이 몸을 쓸 수 있는지를 봅니다.
황준서는 체격이 마른 편이지만, 장현석보다는 덜 딱딱하다는 생각입니다.
또한 디셉션을 더 뒤로, 더 위로 가져가면서도, 요즘 한국 야구의 트렌드와 달리 스윙은 극단적으로 짧게 하는 것이 아닌 크게 가져가면서 임팩트를 확실히 가져가면서, 밸런스가 잡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상하 무브먼트와 좌우 무브먼트, 어느 쪽에서도 손해를 보지 않을 수 있는 매커니즘이며, 몸만 잘 만들어낸다면 한국 야구에서 성장할 수 있는 한계점 자체가 높은 것은 이쪽입니다.
그에 반면 장현석은... 현재로서는 솔직히 말해 그냥 평범합니다.
구속 자체는 체격 덕분에 훌륭히 뽑아낼 수 있으나, 회전 반경과 몸을 끌어내는 과정은 평범합니다.
익스텐션도 짧은 편인데, 이는 190cm의 신장 때문에 짧게 가져가서 타점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면 그럴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릴리즈 포인트가 정통 오버핸드로 높은 것도 아니고, 그냥 쓰리쿼터이기에 굳이 그럴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소위 '찍어 누른다'라는 느낌도 아니고, 공이 '살아서 온다'라는 느낌도 아닌, 그냥 구속 빠른 어중간한 투수가 되는 셈입니다.
물론 그냥 평범한 매커니즘으로도 구속이 좋아 결과물 자체가 괜찮으니 메이저리그에서도 주시를 하고 있는 것이긴 합니다. 증속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니 말입니다.
다만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는 건 별개의 문제입니다.
고교 야구에서는 빠른 구속과 가끔 섞어주는 변화구 만으로도 충분히 통했겠지만, 미국에 진출하고 나면 많은 부분을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다행인 것은 장현석 선수가 다저스와 계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며, 이렇게 되면 루키리그에서부터 차근차근 체계적인 육성을 통해 더 좋은 방향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각설하고 위와 같은 점에서 한국 야구에서 크게 성장하기에 더 적합한 것은 황준서이기 때문에 더 고평가 했습니다만, 장현석의 메이저리그 진출과 관계 없이 애초에 롯데가 또 애매하게 쓸모없는 8등찍을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픽할 수 있는 가능성은 제로였습니다.
이렇게 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선수를 뽑을 가능성이 없으니 정말 재미가 없어진 상황입니다.
그래서 나머지 중에 그나마 마음에 드는 투수를 찾았을 때, 작년까지는 그나마 휘문고 김휘건이 제일 재능은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만.... 좀 극단적으로 말해 올해 맛이 갔습니다.
솔직하게 까놓고 말하자면, 이미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하고 오만에 빠진 것 같기도 합니다.
모든 구종을 던질 줄 안다고 너무 자신만만하게 말하기도 하는데, 그 구종이 정작 제대로, 인상적으로 활용된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와는 별개로... 야구 실력과는 별개로 순전히 개인적인 감상입니다만, 뭔가 한현희 닮아서 마음에 안 들긴 합니다.
여하튼 이렇게 결론지으면, 그러면 나머지도 좋은 투수가 많지 않냐고 반문하실 것 같은데...
제가 말하고 싶은 바가 이게 그냥 언론에 의해 만들어진 바라는 것입니다.
공을 던지는 방법 자체도 한참 잘못되어 있고, 상하체를 밸런스 있게 쓰는 방법을 전혀 모르는 친구들이 대부분입니다.
프로 가서 잡으면 되지 않냐는 반문이 있을 수 있으나, 이건 평생 습관 같은 거라 개선의 여지는 낮습니다.
사실 처음 길을 잘못 들여서 생긴 문제입니다.
감독과 코치들이 자기들이 바이오메커니즘에 대한 깊은 공부와 고민을 해본 적이 없는데, 그걸 어떻게 가르치겠습니까?
그냥 선수의 신체에 상관 없이 자기가 배운 대로 공장에서 찍어 내듯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또한 AI 스트라이크 존의 영향이 있다고는 하나 올해 투수들의 스트라이크 비율이 너무 낮습니다.
아니 사실 AI 스트라이크 존도 애초에 볼의 콜 비율이 너무 높다고 그걸 지들 맘대로 조정하고 있는 것부터 글러먹었습니다.
스트라이크 존이라는 것은 야구 규칙에 따라 분명히 명시가 되어있는 바인데, 이걸 투수들이 스트라이크를 못 넣는다고 맘대로 바꿔버리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입니다.
제가 작년, 재작년에 1라운더로 투수가 아닌 타자를 픽한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일단 롯데에 야수 보강이 급했던 것도 있지만, 그 야수 보강을 포기할 만큼 매력적인 투수가 없었던 것도 있었습니다.
작년의 경우는 유일하게 김서현 정도를 야수 포기하고 영입해야 할 선수라고 생각했지만, 올해와 마찬가지로 어림도 없었습니다.
PS 1) 그럼 올해는 야수 픽은 없냐고요?
→ .... 네. 애석하게도.
PS 2) 그럼 어쨌든 1라운더는 누가 그나마 낫냐고요?
→ 난 모르겠습니다. 그냥 아무나 고르세요.... 어차피 키워내지도 못할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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