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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KBO

레이븐의 KBO 칼럼: 심판의 권위, 횡포가 아닌 공정성으로 지켜내야 - 6/29 롯데 vs 키움전 스트라이크 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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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는 PC 환경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되어있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가급적 PC에서 조회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어제(6/29) 롯데 자이언츠가 키움 히어로즈 상대 고척 원정 경기에서 13:5라는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가뜩이나 래리 서튼 감독이 자가 격리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최현(행크 콩거)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 데뷔전을 치루는 경기인데다, 롯데 타선이 그동안 상대 선발 투수인 최원태 선수에게 굉장히 약한 모습을 보였기에 우려가 많았는데요.

역시나 데이터를 거스르는 팀인 탓인지... 최원태 선수를 3이닝만 소화시키고 4회 무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강판시키는 화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최현 감독 대행의 데뷔전 승리를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입니다.

 

선수보다 어린 33세 감독대행…"걱정되는 건 승리죠"

(엑스포츠뉴스 고척, 김현세 기자) "승리에 대한 걱정이 제일 큽니다."롯데 자이언츠 최현(33) 수석코치는 래리 서튼 감독이 자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밀접 접촉자

sports.news.naver.com

한편 어제도 롯데 팬들은 스트라이크 판정에 굉장한 불만을 가졌는데요.

롯데 팬들은 아무래도 롯데 구단이 2017년 최규순 심판 사태 최대의 피해자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후로 극도로 민감해져 있는 상황입니다. (* 제 입장과는 별개인 롯데 팬들의 여론에 대한 설명입니다.)

과연 이번 경기도 스트라이크존 오심의 향연이었을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존 자체가 일관적으로 낮게 잡혀 있는 박종철 구심. 그러나 일관성 없는 몇 개의 콜이 스노우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자료 제공: strikes.zone)

* 위 자료의 스트라이크 콜에 타격 아웃(땅볼, 플라이, 병살 등)과 파울은 포함되지 않습니다.

 

일단 박종철 구심은 존 자체를 굉장히 낮게 잡고 들어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롯데 공격 시의 스트라이크 콜을 확인하면 키움 투수들은 이 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로우 존 보더 라인 밖에 걸치는 공을 여러 차례 이용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롯데 투수들은 전혀 이를 활용하지 못했는데요.

가뜩이나 어퍼컷 스윙이 유행하는 현대 야구 특성상 제구가 낮게 형성되는 것이 바람직한 상황임에도 제구가 전반적으로 높게 형성되어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6월의 롯데가 아무리 타선이 뜨겁다고 하지만, 롯데 투수들이 로우 존으로 형성되는 제구를 가져가지 못한다면 여러 차례 장타를 얻어맞아 역전승을 내주는 경기가 앞으로도 많아질 수 있기에 특히 주의해야 합니다.

 

한편 박종철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에도 문제가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야구 현장에서는 존에 일관성만 있지 않으면 되지 않느냐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꽤 계십니다.

하지만 스트라이크 존은 엄연히 야구 규칙에 명시된 규격이 존재합니다.

배터 박스에 들어선 타자의 신체 사이즈에 따라 존의 크기가 달라지긴 합니다만, strikes.zone의 자료는 이를 보정하고 기록되는 것이기 때문에 존의 크기 차이에서 나오는 오류는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타자의 무릎 아래쪽 공을 많이 잡아주고, 하이존은 아예 잡아주지 않는다면 상식적으로 투수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구심의 존을 빠르게 파악하고 이용하는 것도 투수의 역량입니다만, 규정을 무시하는 스트라이크 존은 야구 규칙과 심판진 자체의 권위를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요소임을 심판진들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의 4회와 7회. 구심께서 자꾸 이러시면 선수들은 환장할 수밖에 없다. (자료 제공: strikes.zone)

더욱이 박종철 구심의 콜은 일관성 면에서도 문제점을 보였습니다.

가장 문제가 심각했던 것은 4회와 7회였는데, 특히 4회에는 거의 싱크로율이 100%에 가까운 코스에 하나는 볼, 다른 하나는 스트라이크를 주었습니다.

이러면 투수든 타자든 선수들은 모두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고, 멘탈 관리에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투수 입장에서는 한 번 스트라이크를 불러주었으니 이 코스를 공략을 안 할 수는 없는데, 다시 던졌을 때 볼이 나오면 치명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타자 입장에서는 볼로 보일텐데 한 번 스트라이크를 불러주었으니, 다음에 같은 코스로 공이 날아오면 커트를 하기 위해서라도 스윙을 안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4회에 최원태 선수 이후 등판한 김동혁 선수 입장에서는 거의 정확한 코스로 같게 찔러넣었는데 한번은 볼, 한 번은 스트라이크이니 승계 주자 실점을 막지 못하고 굉장히 난항을 겪었을 터입니다.

7회에 제구가 잡히지 않아 볼을 남발하던 진명호 선수는 이 문제의 가장 큰 피해자라 할 수 있겠는데요.

최근 6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 중이던 진명호 선수는 이날 갑자기 제구 난조를 보였지만, 우타자 몸쪽 보더라인을 공략하며 조금씩 영점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였습니다.

이전 이닝에서는 계속 잡아주던 코스였던데다, 직전 등판 투수인 김진욱 선수는 이보다 더 빠진 공에 스트라이크 콜을 받아냈기에 진명호 선수 입장에서는 좋은 시도였던 셈입니다.

그러나 끝내 박종철 구심은 두 차례의 몸쪽 보더라인 공략을 볼로 판정하였고, 진명호 선수는 멘탈 관리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결국 3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2점을 내준 진명호 선수는 무실점 행진을 끝내며,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한 채 강판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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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O 심판진들이 '심판의 권위'를 강조하면서 판정에 항의하는 것에 굉장한 불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선수들에게 존경받던 심판인 이민호 심판은 자신의 2천 번째 출장 경기에서 한화 이글스의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가 최재훈 포수에게 "What was that pitch? Was it strike?"라고 질문하자 바로 코치에게 퇴장 조치를 취하면서, "비신사적 언행으로 퇴장 조치하였다."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했습니다.

이후 추가 해명에서 두 번째 코치 방문이었기에 교체 투수를 수 차례 물었으나 무시하고 포수와 대화를 나누면서 스페인어로 이야기를 했는데, '맥락상 욕설'이었다는 황당한 해명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야구 팬들이 야구를 잘 모른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고 쳐도...

그런 상황이 오가기에 3초는 너무 짧은 시간 아니었을까요?

그 찰나의 순간에 배운 적도 없는 스페인어를 알아들으셨다는 게 매우 놀라울 따름이다. (자료 제공: KBSN SPORTS)

또 지난 8일 잠실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는 판정에 불만을 품고 욕설을 한 관중이 퇴장당하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LG는 0:1로 뒤진 4회에 2사 만루 찬스를 잡았고, 포수 유강남 선수는 NC 선발 웨스 파슨스 선수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습니다.

9구째 파슨스 선수가 던진 포심 패스트볼은 아웃-로우존 보더라인 밖으로 나갔고, 유강남 선수는 볼이라 생각하고 그대로 지켜봤는데, 윤상원 구심은 스트라이크 삼진 아웃 콜을 선언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분노한 관중이 욕설을 하였고, 윤상원 구심은 해당 관중을 즉시 퇴장조치 하였습니다.

관중이 욕설을 한 것이 잘한 행동은 아닙니다만, 명백한 오심으로 중요한 역전 기회를 날리는 것이 얼마나 치명적인지 야구계에 종사한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인데, 이 정도 불만도 받아주지 못할 아량으로 어찌 심판 업무를 행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관중 퇴장으로 논란이 됐던 그 공은, 명백한 볼이었다. (자료 제공: strikes.zone)

이 정도라면 욕설로 끝난 게 다행이지 않았을까요?

문득 2014년, 이른바 'VAR 열사의 탄생'라고도 불리는 박근영 심판 헤드락 사태가 떠오릅니다.

분명 욕설을 한 게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폭력을 유발해놓고 적반하장 하는 것은 더더욱 바람직하지 않겠죠.

특히 박근영 심판이 헤드락을 당한 덕에, KBO에 비디오 판독이 도입되어 그나마 오심을 조금이라도 더 줄일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집중분석] 박근영 심판 폭행 사건, 터질 것이 터졌다 - 시사위크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서른 경기도 채 치르지 않은 올 시즌 프로야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관중이 적어서도, 경기력이 떨어져서도 아니다. 바로 심판의 잇따르는 오심 때문이다.결국 터질 일이

www.sisaweek.com


최근 들어 AI 심판의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가장 문제가 되는 스트라이크 존의 일관성에 대한 갈증이 점점 커지는 탓일 터입니다.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AI 심판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하지만, 여론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

저 역시 스트라이크 존은 기계적으로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옳지만, AI 심판이 딥 러닝 기반이면 일관적인 발전이 불가능하고, 룰 베이스 기반이면 사전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각각 치명적인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하여 아직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들리는 바에 따르면 스포츠투아이에서 이런 문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한 시스템을 개발해 납품하기로 확정했다고 하니, 그 부분은 기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심판진들은 굉장히 자존심이 상할 것이고, 기분이 나쁠 일입니다. 자신들의 권위가 무너졌다고 생각하실 테니까요.

네, 맞습니다. KBO의 심판들은 전혀 존중받지 못하고 있고, 그 결과 AI 심판의 도입이라는 초유의 안건이 실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KBO와 심판위원회에서 알아서 자정 작용이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과연 이런 사태까지 올 필요가 있었을까요?

그리고 AI 심판이 도입된다는 이야기가 나왔으면 이제사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라도 보다 신중하고 정상적인 판정들을 하셨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심판위원들의 권위를 떨어뜨리는 것은 선수나 구단, 팬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들입니다.

이제라도 바닥에 떨어진 권위를 그나마 존중받고 싶으시다면, 횡포가 아니라 공정성으로 그 권위 지켜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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