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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KBO

레이븐의 짤막 투수 분석: 키움 안우진 - 한계 투구 수에 최고 구속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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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는 PC 환경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되어있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가급적 PC에서 조회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롯데 자이언츠가 원정 9연전의 두 번째 섹터, 키움 히어로즈와의 고척 3연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롯데는 오늘(6/29)부터 시작해서 '최원태-안우진-브리검' 순의 선발 투수를 상대하게 될텐데요.

하필 이 중요한 시점에 래리 서튼 감독의 자녀분들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서튼 감독 역시 7월 8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최현(행크 콩거) 수석 코치가 감독 대행 자리를 맡아 원정 6연전을 이끌어야 하는데, 가뜩이나 최원태 선수를 상대로 성적이 좋지 않은 롯데이기에 더 걱정이 앞섭니다.

한편 최원태 선수도 문제지만 최근 부진에서 벗어나 역투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는 안우진 선수도 간과해서는 안 될텐데요.

안우진 선수는 지난 6월 24일 두산과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하여 7이닝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이라는 엄청난 역투를 통해 시즌 초반의 부진했던 모습을 완전히 씻어낸듯 보였습니다.

 

지난 잠실에서의 선발 등판에서 99구에 155km/h를 유지한 안우진 선수 (사진 제공: 스포츠사울)

특히 안우진 선수는 이날 99구를 던지면서 포심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 152km/h, 최고 구속 155km/h를 기록하며 강속구 투수의 이미지를 다시금 각인시켰습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투구 수가 늘어나면서도 구속이 크게 줄지 않았고, 마지막 99구에서 최고 구속인 155km/h를 다시 기록했다는 점입니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 말씀하시길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불태(百戰不殆)'라고 하셨습니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안우진 선수가 어떻게 다시 구속을 되찾고, 유지하며, 커맨드까지 찾을 수 있었는지를 짤막하게 추측해보고자 합니다.


지난 2020 시즌 안우진 선수는 160km/h에 가까운 강속구를 앞세워 8회 셋업맨으로서 크게 활약했는데요.

하지만 올해는 선발로 전환하면서 구속에는 욕심을 내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요.

그러나 정작 시즌 초에 보여준 모습은 강속구에 지나치게 치중한 피칭 디자인, 그리고 이에 따른 제구 난조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이 당시 안우진 선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구속을 포기하지 않으려 했지만 둘 다 욕심을 내다보니 커맨드가 너무 흔들렸다. 제구를 잡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스피드는 당분간 보지 않기로 했다."라고 했는데요.

 

하지만 구속을 줄이니 오히려 더 안 좋은 결과를 낳았습니다.

안우진 투수의 가장 큰 장점인 150km/h를 훌쩍 넘은 포심 패스트볼이 150km/h 언저리로 형성되자 타자들의 눈에는 오히려 더 익게 된 것입니다.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사실상 2피치를 구사하는 안우진 선수에게 이는 치명적이었습니다.

 

시즌 초 5이닝 채우는 것이 힘들었던 것과 달리, 이젠 확실한 이닝 이터로 거듭나는 중 (자료 제공: 스탯티즈)

이런 악순환이 반복될 때 팀 선배인 최원태 선수의 조언에 따라 구속을 포기하지 말고 밸런스를 찾는 법을 연구했다는 안우진 선수는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지난 18일 NC전에서 6이닝 2피안타 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QS를 달성한 안우진 선수는 이후 두산전에서 연달아 QS+까지 기록하였습니다.

최원태 선수는 안우진에게 "한계를 정해놓지 마라.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스스로 한계를 정하는 건 바보같은 일이다. 아까운 재능을 썩히지 말고 구속과 이닝을 모두 잡을 수 있는 투구를 하라."라고 조언을 건냈다고 합니다.

안우진 선수는 "구속을 버리면서 가는 것이 아니라 이 구속을 제어하면서 끌고 갈 수 있는 것이 베스트라고 생각한다. 한계를 미리 설정하지 않으니 신기하게 길이 보이기 시작했다."라고 했는데요.

이 시점부터 안우진 선수의 밸런스는 급격히 좋아지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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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익스텐션, 큰 백 스윙, 어깨를 일자로 유지하는 인버티드 W폼. 안우진표 강속구의 비결이다. (사진 제공: OSEN)

안우진 선수의 투구폼은 제 생각에는 스리쿼터 스로를 구사하는 투수들 중에서는 정말 교과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딱 두 가지만 빼면 말이죠. (이 내용은 후술하겠습니다.)

안우진 선수는 신장의 100%를 훌쩍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는 넓은 익스텐션을 딛는 투수입니다.

그리고 백 스윙을 크게 가져가며, 어깨는 대칭을 유지하면서 공을 힘 있게 뿌릴 수 있습니다.

바이오메카닉 피칭 이론에서 말하는 가장 이상적인 폼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만 단점을 지적해보자면, 안우진 선수는 그간 백 스윙에서 지나치게 힘을 크게 주면서, 이로 인해 팔로우 스로우 직전의 스윙에서 힘이 분산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소위 말하는 "어깨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라는 이야기이며, 이게 지나쳐서 커맨드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적은 힘으로도 충분히 빠른 공을 효율적으로 던질 수 있는 폼을 가진 선수가 왜 이렇게 힘이 많이 들어가는지 이해가 안 갔습니다만, 이 문제를 확실하게 해결한 듯합니다.

 

커맨드가 안 좋을 때와 좋을 때의 팔로우 스로우가 확인히 차이난다. 우측 사진처럼 팔로우 스로우를 앞으로 가져가도록 의식하면서 성적도 좋아진 것. (사진 제공: 엑스포츠뉴스)

안우진 선수가 백 스윙에서 발생하는 힘의 분산과 함께 확실하게 개선한 부분은 팔로우 스로우입니다.

제가 항상 팔로우 스로우는 앞으로, 포수 쪽으로 가져가야 밸런스가 흐트러지지 않는다고 강조드리는데요.

안우진 선수는 제구가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팔로우 스로우가 확연히 차이나는 편입니다.

팔로우 스로우가 1루 쪽으로 왼쪽 다리에서 벌어져 형성되는 경우, 가뜩이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있던 안우진 선수에게서 좋은 커맨드를 기대하긴 어려웠을 것입니다.

최근 좋은 경기들을 보면 최대한 팔로우 스로우가 왼쪽 다리에서 벌어지지 않는 공간으로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제구가 갑자기 좋아지는 대부분의 투수들은 바로 이 부분을 교정한 것이며, 안우진 선수 역시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안우진 선수를 분석할까 말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논란이 꽤 많은 선수이기 때문인데요. 분석한다고 해서 제 잘못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괜히 제 마음 속에서 편견을 갖고 고깝게 보지는 않을지 싶었습니다.

하지만 안우진 선수의 피칭을 뜯어보니, 정말 물건은 물건이구나, 타고난 재능은 어쩔 수 없구나, 그리고 재능에만 매몰되지 않고 가다듬을 줄 아는 원석이구나 싶었습니다.


이상으로 시즌 초반의 부진을 딛고 강속구를 뿌리는 이닝 이터로 거듭난 안우진 선수를 살펴봤습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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