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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KBO

레이븐의 짤막 투수 분석: KT 박시영 - 강철 매직은 진짜 통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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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는 PC 환경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되어있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가급적 PC에서 조회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2021시즌 KBO 리그도 어느덧 70경기를 넘어가며 시즌 중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은 초기 '7중-3약' 구도에서 '4강-3중-3약' 체제로 조금씩 격차가 벌어지고 있기도 한데요.

그 와중에 롯데 자이언츠가 6월 타율 1위, 장타 1위, 출루율 1위, 장타율 1위, OPS 1위, 평균 득점 1위라는 무시무시한 공격력을 앞세워 10위에서 8위까지 올라가는 데 성공했습니다.

비록 투수 지표들이 거의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최근 6경기에서의 투수 지표들은 좋은 편이기에 점차 좋아지리라 믿고 앞으로 위닝시리즈를 계속 챙기면 5강 경쟁도 가능하다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어 팬으로서 참 기분이 좋으면서도 미묘한데요.

 

본격 '본프레레식 야구(?)'를 행하고 있는 서튼 감독 체제의 롯데 자이언츠 (사진 제공: mbc스포츠플러스)

하지만 저를 더욱 놀라게 한 것은 롯데보다도 현 시점 1위 구단인 KT 위즈인데요.

당초 전력의 꽤 많은 부진 및 이탈로 인해 KT 위즈가 선두권 경쟁은 몰라도 1위 경쟁은 힘들 것으로 봤는데 어느새 0.5경기 차이이긴 하지만 강력한 우승 후보인 LG 트윈스를 제치고 1위 자리로 올라섰습니다.

외국인 선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 선수가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심각한 기복을 보여 결국 불펜 활용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으며, 스위치 타자 조일로 알몬테 선수는 수비 및 주루에서의 태업 논란이 생기면서 생각보다 빠르게 웨이버 공시 되는 등 외국인 선수의 전력 누수가 심각한 KT인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020 시즌 깜짝 활약하며 이른바 '강철 매직'으로 불린 불펜 투수 유원상, 이보근, 전유수 등의 베테랑 선수들이 올해 부진 혹은 전력 이탈을 하면서 지키는 야구 운용에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 KT 불펜에 등장한 한 줄기 희망이 있었으니, 바로 신본기 선수와 함께 롯데 자이언츠에서 KT 위즈로 트레이드 된 박시영 선수입니다.

 

형... 왜 갑자기 잘하는 거야?;;; 롯데 있을 때 쫌 그래 해보지... (사진 제공: OSEN)

박시영 선수는 2010년부터 롯데에서 뛴 투수이며, 2019년 43경기 61.2이닝 1승 1패 4홀드 60탈삼진 ERA 4.23 FIP 4.02 WHIP 1.27이 커리어 하이 시즌 기록입니다.

냉정하게 말하면, 잘해봐야 평균이었던 특출날 것 없는 투수였던 셈입니다.

특히 지난 2020 시즌은 36경기 출장하면서 ERA 8.01 FIP 6.69 WHIP 1.81을 기록하면서 불펜 투수로서의 신뢰감을 잃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KT로 트레이드되면서 현재 11경기 12.2이닝 1승 1홀드 14탈삼진 ERA 1.42 FIP 2.25 WHIP 0.71로 스몰 샘플이지만 엄청난 활약을 해주며, 다시금 소위 '탈꼴 효과'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저 롯데를 벗어난 것만으로 갑자기 평균 이하의 선수가 급부상하게 될 리는 없겠죠?

오늘은 KT에서 8회 셋업맨으로 활약 중인 박시영 선수가 어떤 점에서 급격히 좋아졌는지 세부 기록을 통해 추정해보고자 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아직 스몰 샘플이긴 하지만, 제가 롯데에서 봐온 박시영 선수는 초반 페이스가 좋다가 무너지는 유형은 아니고, 그냥 꾸준히 못했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서 살펴 보는 것도 분명 의미 있을 것입니다.

 

제구를 어느 정도 잡은 것인지 삼진 비율이 크게 오르고, 볼넷 비율이 크게 줄었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먼저 20201 시즌 박시영 선수에게서 크게 눈에 띄는 것은 삼진 비율이 크게 늘고, 볼넷 비율이 크게 줄었다는 점입니다.

박시영 선수의 가장 큰 장점은 구위가 좋다는 것인데, 가장 큰 단점은 존에 잘 넣질 못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확연히 좋아진 기록을 보건데, 분명 커맨드가 좋아지게끔 기존에 문제가 되는 피칭 스타일을 수정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구위가 좋다보니 존에 넣어도 안타가 잘 되지 않고, 볼넷을 남발하지 않게 되니 주자를 내주지 않아 자연스럽게 실점할 일이 별로 없어지는 것입니다.

다만 BABIP이 0.156으로 지나치게 낮은데, 이는 스몰 샘플이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보이며 시즌 후반까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박시영 선수가 시즌 후반까지 BABIP 0.280 대 근처를 유지한다면 박시영 선수 본인의 실력이 진짜 향상됐음을 방증할 것입니다.

한편 아직 남은 과제도 있는데, 바로 잔루 처리율(LOB%)이 70%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70%는 대부분의 투수가 기록하는 평이한 수치로, 박시영 선수가 지금 보여주는 압도적 스탯에 비하면 낮은 편입니다.

아직은 주자가 있을 때 압도적으로 처리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소위 '이닝 쪼개기' 식으로 등판했을 때는 박시영 선수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뜬공 투수' 박시영이 땅볼 유도 투수로 변신했기에 나올 수 있는 성적이었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한편 제가 기록을 찾아보면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박시영 선수의 땅볼/뜬공 비율입니다.

원래 박시영 선수는 2018~2020 시즌 기준으로 전형적인 뜬공 유도형 투수였습니다.

그렇기에 얻어맞으면 장타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만, 올해는 다릅니다.

땅볼과 뜬공의 비율이 무려 2:1을 기록 중인데, 이렇게 높은 수치라면 샘플이 늘어난다고 하더라도 GO/FO가 1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이진 않습니다.

단순히 아웃 카운트만 땅볼로 많이 잡아낸 것이 아니라 애초에 타구 방양 자체가 내야로 형성되도록 피칭 디자인을 잡악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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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비율을 올리고, 포크볼의 비중을 줄인 피칭 디자인. 덕분에 컨택률도 감소하였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박시영 선수는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 144km/h, 최고 구속 148km/h를 기록하는 (KBO에서는) 강속구 투수입니다.

하지만 그동안은 거의 비슷한 비율의 포심+포크볼이라는 단조로운 피칭 디자인을 보여줬으며. 슬라이더는 보여주기식으로만 던졌습니다.

가뜩이나 제구에 애를 먹던 박시영 선수의 이런 피칭 디자인은 우완투수임에도 좌타자에게만 성적이 좋은 희한한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한편 2021 시즌 박시영 선수는 제구에 어느 정도 자신감을 찾은 덕인지 포심 패스트볼의 비중을 다시 높게 가져가고, 슬라이더의 비중을 2배 가까이 늘렸습니다.

더이상 포크볼을 카운트도 잡고 스윙도 유도하는 등 모든 용도로 남발하지 않고, 결정구로서 정상적으로 사용 중이기 때문에 구위에 걸맞은 성적이 나올 수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포심 패스트볼의 커맨드는 확실히 좋아졌으나, 한복판에 몰리는 포크볼은 여전히 주의해야 한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박시영 선수의 커맨드는 탄착군 형성으로 볼때도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특히 이전에는 포심 패스트볼이 존에 형성이 안 되거나 한가운데 몰리거나 둘 중 하나라고 해도 될 반면에 2021 시즌은 우타자 몸쪽과 좌타자 몸쪽을 과감하게 잘 찔러넣는 모습이 돋보입니다.

다만 이번 시즌은 커브 구사에 애를 먹고 있는데, 이는 슬라이더가 좋아졌으니 이번 시즌 셋업맨으로서의 역할은 일단 3피치로 가져가는 것이 좋아 보입니다.

포크볼은 여전히 더욱 가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롯데 출신 선수들의 포크볼에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는데, 그립과 릴리즈 방법이 잘못 전수된 것인지 포크볼이 역회전을 먹고 제대로 꺾이지 않아 가운데로 몰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는 따로 주제를 정해 풀어낼 예정입니다.)

포크볼에 정회전을 주거나 회전수를 아예 대폭 줄이거나 둘 중 하나의 방법은 어떻게든 마련해야 합니다.

 

롯데 시절 발사 자세 직전 하늘을 바라보며 고개가 고정되지 않던 모습을 KT에서 많이 교정한 모습. (사진 제공: 부산일보, OSEN)

이강철 KT 감독은 박시영 선수에 대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구위 자체가 좋아 공이 존에만 들어가면 타자를 이길 확률이 높은 투수다. 이대로 자신감이 붙으면 필승조가 되는 것이다. 기술보다 멘탈이다. 피칭 디자인을 처음부터 바꾸기 쉽지 않은데 (박승민) 투수코치가 그것을 잘한다. 투수 1명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박시영이 불펜에 큰 힘이 될 것 같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단순한 멘탈의 영향보다는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교정이 박시영 선수의 커맨드를 잡는 데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박시영 선수의 투구폼은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편입니다.

어깨가 일찍 열리지 않고 잘 닫혀있는 상태에서 귀에서 붙어 나오는 타점으로 잘 형성되며, 익스텐션도 굉장히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롯데에서의 박시영 선수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는데, 바로 발사 자세 직전에 포수를 바라보질 않고 시선이 하늘로 향하면서 발사 자세에서 고개가 흔들린다는 점입니다.

롯데 팬들이라면 박시영 선수가 피칭을 할 때 간혹 모자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셨을텐데, 이런 문제에서 발생하는 현상입니다.

이러면 당연히 제구는 엉망진창이 될 수밖에 없으며, 다른 일례로는 롯데 자이언츠의 특급 유망주로 주목받았으나 아직도 제구를 잡지 못하는 윤성빈 선수가 딱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 추측이지만 KT로 트레이드 되면서 박시영 선수는 박승민 투수코치와 함께 이 부분의 교정에 공을 많이 들인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직도 상체 자체가 위를 바라보며 쏠리는 모습이 조금 보입니다만, 고개를 들지 않고 최대한 붙이려고 애를 쓰면서 시선이 포수를 향하여 고정되어 있어 머리가 흔들리지 않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상으로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KT에서 활약 중인 박시영 선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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