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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KBO

레이븐의 KBO 칼럼: 리그에 빗발치는 볼 - 투수들은 훈련 부족? 上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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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는 PC 환경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있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가급적 PC에서 조회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최근 야구와 관련된 기사들을 찾아보던 중 아주 흥미로운 야구를 칼럼을 보았습니다.

OSEN 홍윤표 고문님의 칼럼으로, 요지는 "투수들이 볼을 남발하는 이유는 훈련 부족 탓이며, 많이 던지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볼넷 남발' 저질 KBO리그..선동렬 전 감독의 '3000개 투구론' 을 주목하라 [홍윤표의 휘뚜루 마뚜루

‘도대체 스트라이크를 던질 줄 모르는 투수가 투수인가.’ 올해 KBO리그를 보노라면, 이런 한탄이 절로 나올법하다. 경기마다 투수들이 볼넷을 남발하는 바람에 관전하는 이들의 짜증을 유발하

sports.v.daum.net

해당 칼럼에서 홍윤표 고문님은 선동열 전 야구 대표팀 감독이 삼성 라이온스의 투수 코치로 있던 시절 시행했던 '3천 개 투구론'을 지지하는 입장인데요.

개인적으로 만감이 교차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긍정적인 면도, 부정적인 면도 제가 직접 겪은 바이기 때문입니다.

한때 김성근 전 감독의 "어깨는 쓰면 쓸수록 강해진다."라는 주장이 리그 전반은 물론 아마추어 야구, 학생 야구까지 지배하는 담론이 되면서 이렇게 많은 공을 던지는 훈련법이 유행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깨와 팔꿈치의 인대는 소모품'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의학 정보가 2010년대 후반이나 되어서야 받아들여지면서 이런 훈련 문화는 사장되고 있는 편인데요.

과연 리그에 넘쳐나는 볼은 정말 투수들의 훈련 부족 탓인지, 만약 그렇다면 훈련 강도와 반복 회수에 대한 첨예한 의견 대립, 어느 쪽의 손을 들어주어야 할지 제 나름의 단상을 적어보고자 합니다.


시즌 초반, 여느 때보다 투수들이 볼을 던지는 비율이 많아지면서 여러 야구 전문가들도 이 현상에 대해 다루었습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여파로 해외 전지 훈련이 불가능해지면서 투수들이 전반적으로 훈련이 부족한 상태"라는 의견을 내놓았습니다.

특히 안경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롯데 자이언츠는 겨우내 비닐하우스 같은 굉장히 좁은 공간에서 훈련을 하다가 공간이 트인 곳으로 나와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라며 해석을 내놓았는데요.

한편 이순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이 "심판위원 평가제에서 스트라이크 콜 일관성 평가를 실시하는데, 트랙맨 데이터를 기반으로 평가가 되면서 브레이킹 볼이 볼 판정을 받은 코스에 패스트볼을 같은 코스로 집어넣게 되면 이를 볼로 콜하면서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지는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진 탓도 있지만, 전반적으로는 훈련 부족을 지적한 SBS스포츠 해설위원들 (영상 제공: SBS스포츠)

대부분의 야구 팬들이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게 대체 뭔 소린가?"라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아무래도 야구 경기를 직접 해보지 않은 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우실 겁니다.

쉽게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이다보니 이순철 위원의 설명도 직관적이지 못한 부분이 있었고, 이에 야구 팬들이 혼란스러워 하며 온갖 추측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다시 명확히 하고자 예시 그래프를 하나 보여드리며 설명드려볼까 합니다.

 

일반적인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의 궤적 비교. 붉은 선인 홈 플레이트에서 20피트 떨이진 시점에 타자는 타구의 종류를 판단하게 된다. (자료 제공: PITCH f/x)

위의 자료는 스트라이크 존의 정중앙에 공을 꽂아넣는다는 가정 하에 계산된 일반적인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의 궤적 비교입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상하 무브먼트가 가장 좋은 구종은 패스트볼이기 때문에, 패스트볼과 같은 코스로 변화구를 던지기 위해서는 궤적을 보다 높게 던져야 합니다.

심판위원들의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지는 원인은 바로 이 궤적의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데요.

스트라이크 콜은 날아오는 궤적이나 포수의 포구 시점이 아닌, 홈 플레이트를 통과하는 시점의 공 위치를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포수의 프레이밍 문제라든가, 브레이킹볼의 각도가 너무 예리할 경우에는 심판위원들이 잘못된 콜을 할 수도 있어 항상 문제가 되는 상황인데요.

이번 시즌부터 심판위원 고과 평가제에서 스트라이크 콜의 일관성을 평가 부문에 트랙맨 데이터를 추가하면서, 이에 심판위원들은 그냥 아예 '일관성 있게 볼을 콜해버리자.'라는 초강수를 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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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9일 롯데 vs 키움전 박종철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 하이존은 아예 스트라이크존이 아니다. (자료 제공: strikes.zone)

지난 29일 롯데 vs 키움전의 스트라이크 존을 보시면 이를 명확하게 이해하실 수 있는데요.

박종철 구심은 이날 하이존에는 딱 1개의 스트라이크만 콜하였습니다.

아예 하이 존은 보더라인에 걸치든 존에 들어오든 그냥 잡아주지 않았는데, 커브나 포크볼이 상단으로 들어오게 되면 궤적 때문에 볼로 착각할 수 있는데, 이미 자신은 그 존에 볼을 한 번 콜했으니, 같은 코스로 패스트볼이 정직하게 들어와도 포수의 포구 지점은 같으니 볼로 콜해버리는 것입니다.

하이 존에 변화구를 던져 스트라이크를 잡고, 마지막에는 하이 패스트볼로 아웃 카운트를 잡는 피칭 디자인을 가져가는 투수라면 이에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될 수 있습니다.

 

지난 6월 26일 SSG vs NC전 문동균 심판의 10회 초 스트라이크 존. 살짝 걸칠듯 말듯한 슬라이더를 볼로 콜해버리자 보더라인을 공략했지만 포수의 포구 지점은 같은 패스트볼도 같이 볼로 콜하였다. (자료 제공: strikes.zone)

이런 식의 스트라이크 콜은 하이-로우 존 뿐만 아니라, 좌·우측 보더라인에 걸치는 공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측 코스를 공략한다고 할 때, 횡 무브먼트로 보더라인을 공략한 슬라이더를 실수로 한번 볼을 콜했다면, 자신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다음번에 패스트볼이 같은 포구 지점으로 날아오면 그냥 볼로 콜 해버리는 것입니다.

위의 자료에 나와있듯, 지난 26일 SSG 랜더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도 이와 같은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원종현 선수로서는 연장전에 등판해 막중한 책임을 띠고 있었는데, 이런 식의 판정이 억울할 법도 했습니다.

 

(아 물론 일관성 문제와는 전혀 상관없이 그냥 랜덤 존이신 분들도 계십니다.)

 

6월 30일 롯데 vs 키움전 구명환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 할말하않. (자료 제공: strikes.zone)


물론 이순철 위원 역시 '일차적인 것은 투수들의 문제'라고 전제를 깔았는데, 보더라인에 걸치는 것이 아닌, 아예 벗어나는 공도 매우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위의 스트라이크 존 자료들을 보시면 확연히 보이시겠지만, 보더라인 근처는 어림도 없이 아주 중구난방으로 퍼져 있는 붉은 색 공들의 향연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런 공을 던져놓은 투수들이 스트라이크 콜 핑계를 댄다면 정말 민망할 일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나는 공의 비율도 급격히 늘어나는 것인지, 정말 많은 공을 던지는 것만이 답인지는 다음 편에서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해당 칼럼은 下편으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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