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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KBO

레이븐의 짤막 투수 분석: 두산 이영하 - 324일 만의 QS는 부활일까, 플루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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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는 PC 환경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있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가급적 PC에서 조회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지난 6월 27일 일요일,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3연전 마지막 경기는 결국 강우 서스펜디드 게임으로 결정되었습니다.

한 팀의 8연전 이상 금지 규정 때문에 월요일 경기를 진행할 수 없는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이스는 무려 101일이 지난 10월 7일이 되어서야 서스펜디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데요.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애초에 최근 부진했던 이영하 투수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한 롯데 자이언츠의 사실상 패배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정보근 선수의 대타로 나온 나승엽 선수가 볼넷을 얻어내고, 이후 바뀐 투수인 박정수 선수를 상대로 마차도 선수 역시 침착하게 볼넷을 얻어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1번 신용수 선수의 자리에 대타 이대호 선수가 들어와 적시타를 만들어 냈고, 이어지는 타석에서 바뀐 투수 이현승 선수를 상대로 손아섭 선수의 행운의 안타와 전준우 선수의 기가 막힌 적시타 덕분에 비가 20분만 늦게 왔어도 강우 콜드 패배로 이어질 경기를 그나마 서스펜디드로 이끌어 간 것은 불행 중 다행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편 저는 지난 한 주간 꽃겨울님, 연꾸님과 함께 아프리카TV에서 주최하는 KBO 프리뷰쇼 준비를 위해 NC 다이노스전과 두산 베이스전의 데이터 분석을 진행했는데요.

NC전은 물론이었고, 두산전에서마저 데이터를 완전히 역행하는 경기 내용을 보여주어 참 황당하고 허탈하기 그지없었습니다ㅎㅎ....

모두 하나같이 롯데가 두산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다면 가장 확률이 높은 경기는 일요일 이영하 선수 상대의 경기라고 판단했는데, 정작 에이스인 로켓 선수에게 뜻하지 않은 승리를 거둔 반면 이영하 선수에게는 부진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열심히 분석해봤자 롯데는 데이터를 거스르는 팀이었다...

이 날 롯데 타자들이 이영하 선수의 공을 많이 보면서 기회를 노리기보다는 적은 카운트에서 빠르게 승부를 보려고 적극적인 스윙을 한 것이 오히려 낭패가 됐습니다.

한편 이영하 선수도 롯데 타선의 자멸 덕만 본 것은 아니며 이전의 17승 토종 에이스 시절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자신의 기량을 되찾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이영하 선수가 어떤 점이 좋아졌고, 어떤 점이 한계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이영하 선수는 27일 경기에서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는 듯한 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등판하는 동안 무실점 피칭을 이어간 이영하 선수는 최종 기록 6.1이닝 2피안타 6볼넷 4탈삼진 1자책점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시즌 첫 QS였으며, 지난 2020 시즌 8월 7일 롯데전에서 6이닝 6피안타 4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한 이후 324일 만에 QS를 기록했습니다.

이영하 선수가 이름에 걸맞지 않은 슬럼프를 겪고 있었음을 보여주는데요.

그동안의 부진은 잊으라는 듯 제법 깔끔한 경기 내용을 보여준 이영하 선수의 성공적인 선발 등판이었습니다.

 

(좌) 시즌 초 부진했던 이영하의 투구 폼. 왼쪽 어깨가 빨리 열려서 발사 자세로 가기 전에 이미 팔꿈치가 옆으로 빠져 있으며, 오버핸드임에도 스리쿼터처럼 타점이 머리 밖으로 돌아서 나간다. (사진 제공: 스포츠동아) / (우) 27일 경기에서 보여준 이영하의 투구 폼. 발사 자세에 들어가기 전 오른쪽 귀에 공이 붙어 나오는 점이 유효한 결과를 낳았다. (사진 제공: 뉴시스)

27일 경기에서 이영하 선수의 가장 좋아진 모습은 타점이 머리 쪽에 가깝게 붙어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왼쪽 어깨가 빨리 열리지 않고, 닫혀있는 상태에서 오버핸드 스로로 내려 찍히는 피칭을 보여주었는데요.

시즌 초반 부진했을 때에는 왼쪽 어깨가 벌어지면서 타점이 귀 옆쪽으로 붙어 나오지 않았습니다.

스리쿼터에서 오버핸드로 타점을 바꾼 이영하 선수에게는 치명적인 문제이며, 이로 인해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커맨드에서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이 부분이 어느 정도 보완이 되면서 포심 패스트볼이 보더 라인에 걸치거나 핀포인트 제구까지 가능해졌으며, 자연스럽게 크게 떨어지는 슬라이더에는 타자가 속아 헛스윙을 하게 됐습니다.

 

오버핸드를 구사하는 투수임에도 팔로우 스로우가 옆으로 향하는 이영하 선수, 이건 제구에 악영향을 준다. (사진 제공: 스포츠조선)

한편 이영하 선수는 이날 제구가 좋아진 편임에도 불구하고 볼넷을 6개나 내주는 모습도 보였는데요.

이 문제의 원인은 제가 여러 차례 지적하는 팔로우 스로우의 방향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영하 선수는 팔 각도를 45º 이상으로 치켜올리는 오버핸드 스로를 구사하는 투수입니다만, 이상하게도 팔로우 스로우가 포수를 향하는 앞쪽으로 가는 것이 아닌, 1루 쪽 측면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팔로우 스로우의 방향이 포수 쪽이냐, 1루 쪽이냐의 차이에 따라 제구가 극명히 갈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참고로 이 점은 같은 날 등판한 롯데 선발 투수 박세웅 선수에게도 적용되는 부분인데, 이는 박세웅 리포트를 다룰 때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가뜩이나 스리쿼터 스로여도 팔로우 스로우가 1루로 치우치면 안 된다고 강조드렸습니다만, 오버핸드 스로에서 이런 팔로우 스로우가 나오게 된다면 당연히 제구가 바깥쪽으로 빠지게 됩니다.


결국 종합해보면 이영하 선수는 27일 경기에서 플루크로 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문제를 최대한 보완하기 위해 노력했기에 좋은 결과가 나왔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여전히 팔로우 스로우에서 아쉬운 면을 감출 수 없었는데요.

이영하 선수가 이 부분을 의식하고 최대한 귀 옆에서 타점을 형성한다는 생각으로 왼쪽 어깨를 닫아놓고, 포수를 향해 팔로우 스로우를 한다는 느낌으로 던지게 되면 제구에서 더욱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입니다.


이상으로 6월 27일 경기에서 호투하며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준 이영하 선수에 대해 짤막하게 살펴봤습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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