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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도쿄 올림픽을 맞이하여 KBO 리그도 브레이크 기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7월 19일부터 KBO 리그는 휴식 기간을 가지며, 대표팀의 출국 일정은 26일로 정해졌습니다.
그런데 대회를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임에도 대표팀 명단에 대해 많은 우려가 오가고 있습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의 선택에 여론은 많이 동의하지 못하는 편인듯 한데요.
내야수와 외야수의 선발에서도 이견들이 첨예하게 갈렸으나,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투수입니다.
우완 불펜으로서 현재 리그에서 정점을 찍고 있는 강재민 선수가 선발 제외된 부분이 특히 문제가 됐는데요.
이 부분은 사실 대표팀에 확실한 에이스가 없는 상황이라 텐덤(1+1) 전략을 도모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연출될 것을 우려한 계산이 커보입니다.
최원준 선수와 고영표 선수는 사이드암 투수에 대한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국가인 남미 국가들을 상대로 표적 선발 등판할 듯합니다.
그 외에는 원태인-김민우 선수가 선발 등판하고, 선발 투수임에도 몸을 상대적으로 빨리 푸는 경향이 있는 박세웅-한현희 선수는 각각 한 명씩 3~4이닝 정도 롱 릴리프로서의 역할을 맡아줄 가능성이 커보이며, 전문 우완 불펜은 고우석-조상우 두 선수 정도로만 운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는 국가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은데, 류현진-김광현-양현종 좌완 트로이카 이후 리그 에이스의 세대 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보니 김경문 감독도 이런 결단을 내렸을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전략입니다만, 문제는 강재민 선수의 탈락보다 좌완 요원이 너무 부족하다는 데 있습니다.
이의리 선수는 충분히 훌륭한 선수이긴 하지만, 이번 시즌 데뷔한 루키임에도 리그의 좌완 투수들이 너무 부진한 탓인지 바로 대표팀에 선발되었습니다.
물론 이의리 선수가 KBO 리그에서 보여준 대범한 모습은 높이 평가합니다만, 첫 국제 무대에서, 그것도 강한 전력이 많이 나오는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과연 그런 대범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좋은 피칭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걱정됩니다.
하지만 이의리 선수보다도 훨씬 걱정되는 선수가 있는데, 바로 차우찬 선수입니다.
차우찬 선수는 2018 시즌 이후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고 2019년 5월 무리하게 복귀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무리한 재활과 복귀 일정에 피로가 누적된 탓에 2020년 13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하고 어깨 부상까지 겹치게 되었습니다.
팔꿈치 수술은 그나마 회복이 빠른 편입니다만, 어깨 부상은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팔꿈치는 손상되어도 손목 강화 훈련 등으로 하박근 등이 팔꿈치 인대와 뼈를 보강해줄 수 있어서, 빠르게 복귀하는 선수들도 많이 보입니다.
하지만 차우찬 선수의 경우는 그런 재활의 과정이 순탄치 않았고, 6개월 내외밖에 시간이 주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비정상적인 운동 작용의 복합체인 투구 동작을 수없이 반복했으니 팔 전체의 밸런스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어깨에 무리가 온 차우찬 선수는 2020 시즌도 역시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는데요.
앞서 말씀드렸듯 투구 동작은 비정상적인 운동 작용의 반복이기 때문에 특히 투수의 어깨 부상은 염좌 정도의 가벼운 부상이라고 하더라도 고질적으로 증상이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차우찬 선수가 이번 시즌 복귀 후 초반에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가 급격히 구속과 구위가 떨어진 것은 이 어깨 부상의 후유증 탓이 큽니다.
어깨 부상의 후유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평균 구속은 130km/h 후반대에 머물며, 회전수도 급격히 하락한 차우찬 선수는 결국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되었습니다.
이에 다시 대표팀 엔트리 역시 수정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만, 김경문 감독은 끝까지 믿고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상 후유증으로 휴식 중인 2군 선수가 올림픽 대표팀으로 출국하여 열흘 남짓 되는 기간에 최대 8경기까지 치르게 되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합니다.
그나마 차우찬 선수는 좌완 원포인트로 등판할 경우 많은 이닝을 소화하진 않겠지만, 김경문 감독이 '좌완 베테랑'을 원하여 차우찬 선수를 선발했음을 감안하면 플래툰 전략으로 차우찬 선수를 선발로 쓰려는 계산도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여 걱정됩니다.
선수를 향한 김경문 감독의 믿음은 어찌보면 감동적일 수도 있겠지만, 과연 이게 선수에게도, 대표팀의 성과에도 바람직한 결정일지 의심스럽습니다.
김경문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 신화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딸 때도 큰 결단을 내렸습니다.
당시 두산 베어스 감독이었던 김경문 감독은 자신의 소속팀 선수인 임태훈*을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하고 대신 윤석민 선수로 교체하는 강수를 단행했습니다.
부상 등의 문제는 아니었지만 당시 임태훈*의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김경문 감독이 직접 “소속 팀에 내가 데리고 있는 선수이지만 결전을 앞둔 시점이기 때문에 더욱 냉정하게 생각할 때가 온 것 같다."라고 교체 사유를 밝혔습니다.
하물며 단순 부진에도 강단있게 결정을 내렸던 김경문 감독이, 어째서 부상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선수에게 이렇게 큰 부담을 주면서 대중의 여론까지 악화되게 만드는 것인지 좀처럼 이해가 안 되는 상황입니다.
당장 일본에서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에이스 스가노 도모유키 선수를 대표팀의 에이스로 선발하였지만, 선수가 자진 사퇴하는 상황도 발생했습니다.
스가노 선수는 2020 시즌 14승 2패 ERA 1.97로 센트럴리그 다승·승률 1위를 차지한 NPB의 대표 에이스지만 올해는 팔꿈치 통증으로 부진하면서 2승 4패 ERA 3.29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나바 아츠노리 일본 대표팀 감독은 부진에도 스가노를 믿고 대표팀에 승선시켰지만, 선수 본인이 도저히 대표팀에 도움이 될 상황이 아니라며 스스로 물러났습니다.
선수에 대한 과도한 믿음은 오히려 그 선수에게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선수에게 피해를 줄 수도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당장 차우찬 선수를 대체할 수 있는 좌완 요원들로는 최근 상승세를 보이는 백정현 선수, 이번 시즌 초기에는 부진했지만 작년 ERA 1위였고 최근 다시 안정세를 찾은 최채흥 선수, 그리고 텍사스 레인저스 40인 로스터에 들어있어서 선발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마이너리그에 있기에 선발이 가능한 베테랑 양현종 선수 등이 있습니다.
대안이 없는 상황도 아닌데, 김경문 감독도 이나바 감독이 스가노 선수에게 그랬던 것처럼 차우찬 선수에게 무리한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됩니다.
* PS: 롯데 팬들이 어깨 회전근개 파열로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최준용, 김대우 선수의 조속한 복귀를 기대하는 것을 넘어 자꾸 강요까지 하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는데, 차우찬 선수의 사례 뿐만 아니라 윤석민 선수, 그리고 리그 최고의 파이어볼러로 불렸지만 어깨 부상 이후 최고 구속이 139km/h로 떨어진 한기주 선수의 사례까지 제발 통찰을 하고 무리한 복귀를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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