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seball/Giants

2021 시즌 롯데 자이언츠 투수 리포트 - 댄 스트레일리 편

728x90
반응형

이 포스트는 PC 환경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있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가급적 PC에서 조회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 포스트는 유튜브 꽃겨울 채널에서 재생산되었습니다.

꽃겨울님 유튜브에 방문하시면 더 많은 영상과 컨텐츠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유튜브 꽃겨울 채널, 많은 방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2020 시즌에 이어 2021 시즌 역시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를 담당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댄 스트레일리 선수가 6월에 접어들면서 영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시즌 초부터 2020 시즌 탈삼진 타이틀 홀더를 차지하던 그때의 모습과는 조금 쳐지는 모습이었지만, 5월까지 7번의 QS를 기록하면서 이닝 이터로서의 모습은 확실히 보여줬던 스트레일리 선수였는데요.

하지만 6월 3일 키움전에서 3.2이닝 8실점 5자책점이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기록하면서 이후 9일 두산전, 15일 한화전에서도 패전을 기록하였습니다.

'지난 시즌 200이닝 가까이 던진 탓이다', '구속을 올리면서 회전수를 잃은 탓이다' 등 부진의 원인에 대해 온갖 추측이 난무했는데요.

최근 래리 서튼 감독이 스트레일리 선수에 대해 “언론에 이야기하는 건 처음인데 손가락에 물집이 잡히고 손톱에 문제가 생겨 투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기 중에 보면 4, 5회 손가락을 계속 신경 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제구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라고 밝히면서 의문점이 해소되었습니다.

 

서튼 감독이 밝힌 스트레일리의 2년차 부진 원인은 [오!쎈 부산]

[OSEN=부산, 손찬익 기자]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이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의 부진 원인에 대해 조심스레 말했다.지난해 한국 땅을 처음 밟은 스트레일리는 31경기에 등판해 15승 4패(평균 자책점

www.chosun.com

아직 완전히 회복한 모습은 아니지만, 20일 삼성전에서 6.2이닝 3실점, 25일 두산전에서 6이닝 무자책점으로 엄청난 호투를 하면서 다시 에이스로서의 면모를 찾아가고 있는데요.

이번 포스트에서는 2021 시즌 스트레일리 선수의 시즌 기록 페이스와 투구 스타일 변화, 메커니즘 분석을 통해 어떤 점이 달랐을지, 더 나아질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조금이라도 캐보고자 합니다.

 

6월 25일, 상대 전적 최악인 두산을 상대로 완벽투를 펼쳤다 (사진 제공: 롯데 자이언츠)


1. 시즌 기록 페이스

2021 시즌 스트레일리 선수와 재계약을 하면서 롯데 구단과 팬들은 작년 K-King의 모습을 다시 보여주길 무척 기대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리그를 압도하던 에이스 중 하나로 꼽혔던 스트레일리 선수는 소포모어(2년 차) 징크스를 앓고 있는 중입니다.

 

'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소포모어 징크스라 평가받는 와중에도 QS를 9번이나 기록 (자료 제공: 스탯티즈)

시즌 성적: ERA 3.94, 5승 6패, 82.1이닝, 81피안타, 7피홈런, 32볼넷, 82탈삼진, 2사구, 3폭투, 36자책점, WHIP 1.37

시즌 페이스: 32경기 11승 13패, 177이닝, 174피안타, 15피홈런, 69볼넷, 176탈삼진, 4사구, 6폭투, 77자책점

 

탈삼진 타이틀 홀더를 차지한 2020 시즌(ERA 2.50, 15승 4패, 194.2이닝, 148피안타, 10피홈런, 51볼넷, 205탈삼진, 7사구, 4폭투, 54자책점, WHIP 1.02)에 비하면 너무나 아쉬운 성적입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그래도 15경기 등판에서 9번의 QS 이상의 성적을 내면서 에이스의 첫 번째 조건인 이닝 이터 역할만큼은 계속해주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6월 초부터 너무 부진하기 시작하면서 이게 진짜 우리가 작년에 열광하던 K-King의 모습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요.

기록을 유심히 살펴보던 중 저는 문득 이 분이 떠올랐습니다.

 

"이게 스트레일리야 샘슨이야?"라는 비난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었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롯데 팬들 사이에서 농담 삼아 "이게 스트레일리야 샘슨이야?"라며 스트레일리 선수의 부진을 꼬집던 말들이 괜히 나온 것은 아니었음을 기록 비교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6월 25일 두산전에서 완벽 부활투를 보이기 이전까지의 스트레일리 선수는 애드리안 샘슨 선수가 보여준 기대 이하 성적과 거의 유사한 페이스를 보였습니다.

물론 이닝 소화력과 탈삼진 능력은 여전히 스트레일리 선수가 압도적입니다만 승패, 자책점, 피안타, 피홈런, 폭투 부문은 거의 2020 시즌 샘슨 선수의 페이스와 똑같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샘슨 선수 역시 지난해 롯데로 오면서 메이저리그 선발 경험도 꽤 있고, 특히 빅리그에서 완투승을 거둔 커리어 때문에 KBO에서는 문제없이 1선발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했는데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전력 이탈 후 자가 격리가 길어지고 훈련 소화 및 등판 루틴에 문제가 생기면서 제 기량을 펴지 못한 채 커리어에 맞지 않는 성적을 기록, 이후 재계약에 실패했습니다.

우리의 에이스라고 굳게 믿던 스트레일리 선수가 작년 샘슨 선수의 페이스를 벗어나지 못한다면 에이스의 역할 수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팀 성적 역시 반등하기 어려울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탈삼진 능력 자체는 건재하나, 볼넷과 잔루 처리율, 피OPS 등에서 처지는 모습이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스트레일리 선수의 탈삼진 능력은 건재합니다.

구체적으로 K/9 8.96를 기록하며 리그 평균인 7.26개를 훌쩍 뛰어넘었고, 작년 성적에도 크게 뒤처지지 않습니다.

다만 BB/9 3.50, HR/9 0.77작년에 비해 볼넷과 피홈런이 꽤나 늘어난 상황입니다.

이 역시 리그 평균(BB/9 4.48, HR/9 0.88개)보다는 좋은 성적입니다만, 리그를 압도해야 할 에이스에 대한 기대치와는 아무래도 거리가 있는 모습입니다.

상대 타자 성적 역시 피안타율 0.260, 피OPS 0.708로 작년보다 꽤 늘었습니다.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인플레이 타구의 안타 형성 비율인 BABIP이 0.327, 주자를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않은 잔루 처리율(LOB%)이 67.5%를 기록 중입니다.

보통 리그 에이스라 하는 투수들의 평균 BABIP은 0.280 내외로 형성되고, 투수 평균 LOB%가 70~72%로 형성되는 것을 감안하면 정상적인 페이스는 아닌 상황입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안 맞으면 장땡이지만, 얻어맞으면 안타고, 주자를 내보내면 실점이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만 이는 손톱에 생긴 문제가 6월 들어 더욱 심해지면서 급격히 지표가 안 좋아진 것을 의심해볼 필요는 있습니다.

 

결과가 눈에 보일 정도로 안 좋아졌지만, 투구 내용은 사실 그렇게 차이가 없었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스트레일리 선수를 처음 데려올 때 스카우팅 리포트에서 가장 우려하던 것은 '뜬공 유도형' 투수라는 점이었습니다.

발사각이 높은 타구의 홈런 비율이 꽤 높은 사직구장의 특성상 뜬공이 많으면 피홈런이 많을 수 있다고 우려했지만, 2020 시즌에는 우려와 달리 그렇게 많은 피홈런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시즌은 피홈런이 늘어나길래 우려했던 부분이 이제와서 발목을 잡는 것인가 했습니다만, 웬걸 번 시즌은 뜬공보다 땅볼이 더 많습니다.

또한 스윙 유도율, 컨택률, 헛스윙률 모두 2020 시즌과 거의 유사한데, 탈삼진 능력이 떨어지지 않은 것은 이 지표들의 차이가 미미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볼 비율이 5.5%가량 늘어난 것이 중요한 순간에 발목을 잡고 있는 듯합니다만, 이는 이번 시즌 전반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리그 전반에 늘어난 볼의 개수와 관련성이 있어 보입니다.

 

위의 기록들을 취합하여 총평하자면 2021 시즌 스트레일리 선수는 그냥 운이 없었습니다.

무책임한 분석으로 들릴 수 있지만, 세부 지표들을 분석해보면 작년보다 딱히 심각하게 못할 이유가 하등 없습니다.

물론 같은 데이터 지표를 보이더라도 경기 내용에서 질적인 차이를 보일 수는 있습니다만, 운의 작용이 불가피한 지표들에서 너무 손해를 보고 있으며, 실력으로 커버되는 지표들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이 매우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작년에도 잘 던져놓고 부족한 득점 지원 등으로 운이 없어 성적에 걸맞은 승 수를 채우지 못했던 스트레일리 선수, 올해는 그냥 마가 끼었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수준입니다.


2. 구종 분석

스트레일리 선수를 언급하면 가장 떠오르는 구종은 아무래도 슬라이더일 것입니다.

스트레일리 선수는 지난 시즌 자신만의 독특한 슬라이더로 KBO 타자들을 압도하면서 탈삼진 타이틀 홀더를 차지하였는데요.

2020 시즌 스트레일리 선수의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의 구속과 회전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구종 평균 구속 평균 회전수 비고
포심 패스트볼 90.8 마일
144.7 km/h
2,550 RPM 구속: 2013년 91.3마일 이후 최고
회전수: 커리어 하이
슬라이더 84.7 마일
135.1 km/h
2,764 RPM 커리어 하이

빅리그에서도 평균 회전수 2,300 RPM의 포심 패스트볼로 리그 평균 이상을 기록하던 스트레일리 선수는 2020 시즌 포심 패스트볼의 회전수를 250 RPM이나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습니다.

메이저리그 공인구에 비해 미끄럽지 않은 KBO 공인구 덕도 봤겠지만 투구 폼 수정을 통해서 끌어올린 면도 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인구 덕만 봤다면 프랑코는 왜 아직도 2000 RPM이겠나 싶죠...)

회전수가 높은 패스트볼은 상하 무브먼트가 커져 타자들이 익숙한 패스트볼 궤적보다 좀 더 높은 곳으로 떠오르는 느낌을 받게 되어 헛스윙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2019년 무릎 부상 이후 무뎌졌다고 평가받던 슬라이더 역시 구속과 회전수 모두 커리어 하이를 갱신하며 위력적인 포심 패스트볼과 함께 어우러져 뛰어난 탈삼진 능력으로 이어졌습니다.

이 때문에 2021 시즌 부진한 모습에서 혹시 회전수에 악영향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추측들이 있었는데, 회전수가 줄어들었다는 별도의 정보나 언론 보도는 없는 것으로 보아 그러한 문제는 아닌 듯합니다.

 

스트레일리 선수의 슬라이더는 보통의 슬라이더와는 많은 차이가 있는데요.

먼저 슬라이더를 던지기 위해 공을 잡는 그립부터 일반적인 슬라이더와 많이 다릅니다.

 

(좌) 일반적인 슬라이더 그립. 포심 패스트볼과는 4~5km/h 정도의 차이를 보인다. (우) 스트레일리식 슬라이더 그립. 포심 패스트볼과 10km/h 이상의 차이를 보이며 화전수와 각폭 역시 크게 증가하게 된다.

일반적인 슬라이더는 엄지로 하단을 받쳐 든 채로 검지와 중지로 찍어 누르거나, 손날로 찍는 느낌을 주어 자이로 스핀을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와 같은 그립의 슬라이더는 변화구 중에서도 속도가 빠른 축에 속하며, 대체로 포심 패스트볼과 4~5km/h 정도의 평균 구속 차이를 보이게 됩니다.

하지만 스트레일리 선수의 슬라이더는 엄지를 밖으로 빼고, 검지와 중지를 더욱 붙이며, 약지까지 함께 심을 짚고 던지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되면 구속이 포심 패스트볼과 약 10km/h 정도 차이를 보이게 되며, 회전이 더 많이 들어가면서 각도 더욱 크게 꺾이게 되어 슬라이더라는 것을 눈치채도 타자가 타이밍을 잘 맞추기 힘들어집니다.

스트레일리 선수의 슬라이더 각은 체인지업으로 착각할 정도의 떨어지는 각을 보이는데, 그렇기 때문에 체인지업과의 궁합도 매우 좋은 편입니다.

 

스트레일리 선수가 2018 시즌 MLB에서 보인 슬라이더 피칭. (자료 제공: baseballsavant.mlb.com)

또한 스트레일리 선수의 슬라이더는 궤적도 남다른 편인데요.

일반적으로 일반적인 우타자 상대 바깥쪽 낮은 코스뿐만 아니라, 우타자 몸쪽 / 좌타자 바깥쪽에 해당하는 코스로도 많이 꽂아 넣는 모습입니다.

우타자 입장에서는 프론트 도어, 좌타자 입장에서는 백 도어로 들어오는 슬라이더가 되겠는데요.

이런 식으로 양쪽 보더 라인에 걸치는 슬라이더를 구사하면서 같은 코스로 떨어지는 체인지업까지 섞게 된다면 타자 입장에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스트레일리 선수의 탁월한 탈삼진 능력은 이로부터 비롯된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2020 시즌 200K를 기록한 슬라이더 역시 좌타자를 상대로 한 백도어 슬라이더 (자료 제공: KBSN SPORTS)

 

2021 시즌 포심 패스트볼이 말을 듣질 않아서인지 비율이 조금 줄어든 모습, 하지만 6월 20일 삼성전부터 다시 포심 패스트볼 비율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한편 이번 시즌 스트레일리 선수는 포심 패스트볼의 구종 가치가 상당히 떨어진 모습입니다.

서튼 감독이 인터뷰를 통해 밝힌 손톱 문제와 손가락 물집 탓이었는지 갑작스럽게 포심 패스트볼의 제구에 어려움을 겪고, 통타 당하기 시작하면서 가뜩이나 높던 슬라이더의 비중을 더욱 높게 가져갔었는데요.

시즌 초에는 거의 40%에 가까운 슬라이더 구사를 보이며 포심 패스트볼보다도 훨씬 많이 던지게 됩니다.

이러한 피칭 디자인은 스트레일리 선수의 슬라이더가 눈에 익기 시작한 KBO 타자들에게도 노림수가 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실제로 슬라이더의 구종 가치 상승 페이스도 2020 시즌과 비교하면 떨어지는 편입니다.

스트레일리 선수의 볼넷 비율이 늘어난 원인을 여기서 찾아볼 수 있겠는데요.

정리하자면 포심 패스트볼의 제구 문제 지나친 슬라이더 남용에 따른 타자들의 아웃존 스윙률 저하가 스트레일리 선수의 발목을 잡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손톱과 물집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면서 6월 20일 삼성전부터는 포심 패스트볼의 구사율을 50% 이상 가져갔는데요.

특히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을 6월 초부터 슬슬 끌어올리기 시작하면서 144km/h 언저리를 유지하던 평균 구속이 최근 2경기에서 147km/h 정도로 올라왔고, 최고 구속은 151km/h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포심 패스트볼이 더욱 위력적으로 바뀌면서 피칭 디자인도 공격적으로 바뀌고, 볼 카운트가 유리하면 바로 승부를 보는 식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상승세를 유지하는 중입니다.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외에도 메이저리그에서부터 즐겨 쓰던 체인지업박세웅 선수에게 배웠다는 너클 커브의 비율 역시 2020 시즌보다 더 많이 가져가고 있으나, 투심 패스트볼은 제구를 잡는 데 실패하여 거의 사용하지 않는 중입니다.

 

손톱 문제와 물집 문제가 큰 탓이었을까, 확실히 제구가 높게 형성되는 편이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이번 시즌 스트레일리 선수를 괴롭혀왔던 손톱 문제와 물집 문제가 확실히 크긴 했나 봅니다.

2020 시즌 낮게 잘 깔리던 스트레일리 선수의 제구는 2021 시즌에서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포심 패스트볼이 높게 형성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지시완 선수의 볼 배합 특성상 간혹 하이 패스트볼을 요구한 탓이라기엔 지나치게 높은 빈도를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커브와 체인지업은 물론이고 장기인 슬라이더마저 손에서 빠져 위쪽으로 형성되는 공의 비율이 꽤 높습니다.

그래도 원인을 모르는 상태에서는 해결책이 안 보여 답답했습니다만, 원인이 어느 정도 명확해졌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봐야겠습니다.

만약 스트레일리 선수와 롯데 구단이 내년 시즌도 재계약을 하게 된다면 손톱 문제는 오프 시즌이 되자마자 바로 수술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3. 포수 차이...?

6월 25일 두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스트레일리 선수는 오랜만에 정보근 선수와 배터리 호흡을 맞췄는데요.

결과가 매우 좋았고, 스트레일리 선수 역시 정보근 포수와의 호흡이 매우 잘 맞았다고 밝혔습니다.

 

롯데 에이스 담당 돌아오나…"스트레일리 고개 1번만 흔들더라"

(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이 포수 정보근이 지속적인 출전 기회를 받을지 여부에 대한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서튼 감독은 2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

sports.news.naver.com

포수 리드나 배터리 호흡의 존재 여부를 놓고는 왈가왈부가 아직도 많습니다.

특히 이제는 은퇴한 모 선수는 "포수 리드 따윈 존재하지 않는다. 공은 투수가 던지는 것이다. 포수 리드가 있으면 박경완 선배가 앉아 있으면 다 완봉하지 않겠나?"라는 발언을 해서 논란을 일으킨 적도 있었는데요.

과연 스트레일리 선수의 경우는 포수와의 호흡 차이로 성적에 변화가 있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비록 1경기 뿐이었지만, 정보근 포수와의 호흡은 시즌 주전 포수들과의 차이가 매우 큰 편이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2021 시즌 스트레일리 선수는 시즌 초 7경기는 김준태 선수와 호흡을 맞췄고, 이후 7경기는 지시완 선수와 호흡을 맞췄습니다.

투구 내용 자체는 큰 차이는 없으며, 피안타와 피OPS 등 타자 상대 성적은 지시완 선수와의 배터리에서 조금 더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실점 자체는 지시완 선수와의 배터리일 때 더 많이 나왔는데요, 이는 슬럼프를 겪었던 6월 초부터의 기록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지시완 선수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정보근 선수와의 지난 경기는 김준태, 지시완 두 포수와의 배터리와 비교하면 월등히 좋은 성적입니다.

하지만 1경기의 성적만으로 이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을 텐데요.

2020 시즌 스트레일리 선수와 전담 포수 정보근 선수의 호흡 역시 확인해보겠습니다.

 

2020 시즌 29번의 경기에서 스트레일리 선수와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준 정보근 포수 (자료 제공: 스탯티즈)

스트레일리 선수가 정보근 포수에 대해 "말하지 않아도 호흡이 맞는다."라고 평한 것은 괜한 말은 아닌 듯합니다.

지난 시즌 스트레일리 선수의 리그를 압도하는 성적에는 정보근 선수가 함께하였습니다.

시즌 중간 애드리안 샘슨 선수가 부진하면서 분위기 환기 차원으로 스트레일리 선수와 샘슨 선수의 전담 포수를 한 차례 교환한 적이 있었는데요.

이 경기에서 김준태 선수와의 호흡은 스트레일리 선수치고는 안 좋은 편이었으며, 공교롭게도 2020 시즌 김준태 선수와의 배터리에서 보여준 데이터는 이번 시즌 7경기에서의 데이터와 상당히 유사합니다.

특히 스트레일리 선수의 큰 장점인 빠른 투구 템포와 빠른 승부를 김준태 선수와의 배터리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이 정도 차이를 보인다면, 스트레일리 선수만큼은 전담 포수로 정보근 선수를 붙여주는 것이 좋아 보이지만, 정보근 선수의 타격 성적이 매우 좋지 않은 것이 큰 문제입니다.

정보근 선수가 타율을 2할 대만 유지해준다면 참 좋겠습니다만, 가뜩이나 타격이 부족하다고 지적받는 정보근 선수가 이번 시즌 BABIP 지표가 아예 0을 기록 중일 정도로 좋은 타구를 만들어 내도 운마저 따라주지 않는 상황이라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그래도 정보근 선수가 스트레일리 선수와의 호흡을 생각하면, 이번 시즌의 남은 경기 백업 및 에이스 전담 포수는 정보근 선수로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반응형

4. 투구 폼

스트레일리 선수는 전형적인 스리쿼터 스로를 구사하는 선수입니다.

가장 많은 투수들이 사용하며 인체 역학상 가장 안정된 투구폼이기도 스리쿼터는 팔 각도를 30~45º 사이로 형성하면서 간결한 폼으로 무게 중심의 흐트러짐을 방지합니다.

 

전형적인 스리쿼터 스로의 팔 각도를 보이는 스트레일리 선수의 투구 폼 (사진 제공: 뉴스1) 

스트레일리 선수 특유의 빠른 투구 템포는 셋 포지션에서 스리쿼터로 던지는 투구 폼 덕분입니다.

다만 너무도 많은 투수들이 사용하는 폼이기에 선수 본인의 기량이 빼어나거나, 자신만의 특별한 구종이 없다면 그저 그런 투수로 전락할 수 있는데, 스트레일리 선수는 자신만의 독특한 슬라이더로 이를 보완해 낸 케이스입니다.

 

인버티드 W에 가까운 투구 폼이나, 대칭이 맞지 않고 왼쪽 어깨가 높아 발사 자세 직전에 어깨보다 팔꿈치가 낮아지게 된다. (사진 제공: MLB.com)

유망주 시절의 스트레일리 선수는 양팔을 최대한 뻗고 수평을 유지하며 큰 백스윙을 가져갔었지만, 마이애미를 거쳐 볼티모어에 있던 시절 점점 인버티드 W 형태의 투구 폼으로 변하였습니다.

완전히 뒤집어진 W의 형태까지는 아니지만 사진 속에서 보시다시피 어느 정도 양팔을 구부린 상태에서 발사 자세로 들어가는데요.

제대로 구사한다면 적은 힘으로 효율적인 결과를 낼 수 있는 폼이지만, 스트레일리 선수는 이 부분에서 약간의 문제가 있습니다.

스트레일리 선수는 스트라이드 동작에서 왼쪽 어깨를 꽤 높이 드는 편이었는데, 지난번 최영환 선수의 투구 폼에 대해 지적할 때도 말씀드렸지만, 대칭이 맞지 않아 밸런스를 잡는 데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나마 스리쿼터이기 때문에 밸런스의 붕괴는 크게 걱정하진 않아도 되겠지만, 문제는 이 자세가 발사 자세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백스윙 중에는 팔꿈치의 위치가 어깨보다 높아지며, 발사 자세로 들어가기 전 백스윙을 끌어올릴 때 팔꿈치의 위치가 어깨보다 약간 처지게 되는데, 여기서 팔꿈치에 무리가 와 부상의 위험이 따르게 됩니다.

 

다행히 이제는 어느 정도 수평이 맞게 되었지만, 여전히 팔꿈치는 낮은 편 (사진 제공: 롯데 자이언츠)

다행히 스트레일리 선수는 KBO에 오면서 왼쪽 어깨를 조금 덜 들어 올리게 되었고, 전체적인 투구 폼도 보다 깔끔해졌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팔꿈치의 위치는 어깨보다 낮은 편인데, 스트레일리 선수도 이제 33세로 투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입니다.

부상 방지 차원에서라도 이 부분은 어깨와 팔꿈치가 수평을 이루도록 전반적으로 팔 각도를 조금 올리는 등 약간의 수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편 제가 스트레일리 선수에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폼 자체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인데요.

지난 2020 시즌 스트레일리 선수가 갑자기 안 좋은 피칭 내용을 보였을 때, 심수창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미세하지만 스탠딩 자세에서 차이가 있어 타자가 읽을 수 있는 듯하다."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이 부분은 스트레일리 선수도 템포를 빠르게 가져가면서 어느 정도 보완을 한 듯합니다.

하지만 제가 걱정스러운 부분은 스탠딩 자세보다도 팔로우 스로우가 일정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스트레일리 선수의 포심 패스트볼 피칭. 왼쪽 허벅지로부터 약 45도 벌어지는 팔로우 스윙을 보인다. (사진 제공: Pitcher List)
스트레일리 선수의 슬라이더 피칭. 팔로우 스로우가 포수 쪽을 향하여 왼쪽 허벅지에서 크게 벌어지지 않는다. (사진 제공: Pitcher List)
스트레일리 선수의 체인지업 피칭. 팔로우 스로우가 거의 왼쪽 어깨까지 이어진다. (사진 제공: Pitcher List)

스트레일리 선수가 MLB 시절 구사한 세 가지 구종의 피칭 장면을 보여드렸는데,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팔로우 스로우 동작은 피칭에서 마무리 밸런스를 담당하기 때문에 일정하게 가져가야 합니다.

특히 이렇게 구종별로 팔로우 스로우 동작에서 눈에 보이는 차이가 나타나게 된다면 피치 터널 역시 구종별로 다르게 형성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시야가 넓고 동체 시력이 좋은 타자들은 릴리즈 포인트와 팔로우 스로우에서 구종을 간파해낼 수 있습니다.

저라면 팔로우 스로우를 허벅지 쪽으로 최대한 붙이도록 의식적인 노력을 기울일 겁니다.

스리쿼터 피칭에서 팔로우 스로우는 보통 왼쪽 허벅지에서 45~60º 정도로 이어지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팔로우 스로우를 그렇게 자연스럽게만 가져갈 경우 마무리 동작에서 신체가 1루 방향으로 지나치게 쏠리게 되며, 제구가 지나치게 우타자 바깥쪽으로 쏠리게 됩니다.

스트레일리 선수는 3루 쪽으로 피쳐 플레이트를 최대한 바싹 붙여 밟고 던지기 때문에 신체가 어느 정도 1루로 쏠려도 큰 문제는 안 됩니다만, 구종별로 팔로우 스로우가 달라진다면 이야기가 다릅니다.

가장 바람직한 수정안은 모든 구종에서 최대한 팔로우 스로우를 옆쪽이 아닌 앞쪽으로 가져가도록 몸에 익혀 차이를 안 보이는 것이라고 조심스레 제안해봅니다.


이상으로 2020 시즌보다는 약간 힘에 부치는 모습을 보이는 2021 시즌의 댄 스트레일리 선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포스트 내용에 대한 의견이 있으시면 댓글을 부탁드립니다.

또한 좌측 하단의 공유 기능을 이용해 SNS로 이 글을 공유하실 수 있습니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