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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 Tech/Game & Software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 여론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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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는 PC 환경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있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가급적 PC에서 조회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라인게임즈의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의 체험판이 드디어 공개되었습니다.

이미 새벽에 많은 분들이 플레이 해보시고 평가를 남기고 있는데요.

제가 아무리 창세기전 시리즈의 엄청난 매니아라고는 하지만, 저는 애초에 닌텐도 스위치는 가격 대비 그 스펙을 생각하면 도저히 돈 주고 살만한 콘솔이 아니라고 생각해 PC판을 비롯한 타 플랫폼 출시가 되어야 건드려 볼 듯합니다.

 

[지스타시연] 팬을 호구 취급 〈창세기전: 회색의잔영〉 - 글로벌E

라인게임즈가 호기롭게 \"아시아 최고 IP가 될 것\"이라고 외쳤던 닌텐도스위치용 SRPG 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2개의 챕터로 구성된 체험판 전체를 즐긴 후 떠오른 단어는 \'호구\'였다. 적자

www.globale.co.kr

어느 정도 예상은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도 정말 반응이 안 좋습니다.

리메이크 발표를 한지 7년 만에 나온 타이틀에 대한 반응임을 감안하면...

본작이 나와도 반응이 크게 달라지진 않을 듯합니다.

일단 제가 느끼는 굵직한 문제점들과 함께 여론에 대한 제 생각들을 짧게 정리해보겠습니다.


1. 도대체 왜 스위치인가

앞서 언급했듯 저는 스위치라는 콘솔 플랫폼에 굉장히 회의적인 사람입니다.

물론 스위치가 대중적으로 굉장히 크게 성공한 콘솔임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젤다, 마리오, 포켓몬스터 등 수많은 인기 독점 IP가 지닌 힘이었지, 게임기 자체가 웰메이드라서 그렇다고는 그 누구도 자신있게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제아무리 휴대용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으나, 어찌 되었건 콘솔을 표방하는 플랫폼이 모바일 기기들보다 하드웨어 스펙이 뒤쳐진다는 것은 용납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스위치로 나오는 게임들은 젤다 시리즈처럼 엄청난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완벽한 최적화를 거치지 않는 한 필연적으로 그래픽 성능 저하와 프레임 드랍 문제로 욕을 얻어먹고 있기 마련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IP 중에는 포켓몬스터와 몬스터 헌터가 이 문제로 욕을 오지게 얻어먹고 있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2번과 3번으로 이어집니다.

2. 타겟 소비자층을 잘못 잡았다

라인게임즈의 입장에서는 플레이타임 40시간(개발진의 주장으로는 80시간이라는데 어거지로 느린 연출로 2배로 늘린 것이라고 보고...) 이상의 SRPG를 PC나 고정형 콘솔 등의 플랫폼으로 많은 사람이 즐기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을 했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보다 접근성이 용이한 스위치를 통해 젊은 소비자층을 확보할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또한 스위치에서 이미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와 같은 일본식 SRPG가 성공한 사례가 있기에 더욱 자신감에 찼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게 완전히 잘못된 분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는 꾸준히 작품을 내놓으면서 팬층을 세대에 걸쳐 두텁게 형성한 시리즈입니다.

반면 애석하게도 창세기전 시리즈는 소프트맥스의 도산 이후 창세기전4의 출시까지 이미 한참 시리즈가 이어지지 않아 팬덤 형성이 뚝 끊겼고, 창세기전4가 완전히 기록 말살 수준의 흑역사로 종지부를 찍으면서 아예 그 목숨이 끊어진 IP라 봐도 무방합니다.

시리즈의 열렬한 팬으로서 이런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제 가슴이 타들어가지만, 그래도 시장을 공략할 때는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어찌 되었건 창세기전의 리메이크를 바라는 것은 신규 소비자층인 10~20대가 아닌, 적어도 30대 이상의 기존 시리즈 팬밖에 없으며, 그들의 니즈를 제대로 충족해줄 생각부터 했어야 합니다.

그리고 30대 이상의 게이머들은 스위치로 들고다니는 저사양의 창세기전이 나올 바엔 AAA급 이상의 화려한 그래픽과 이펙트, 편의성 높은 조작감으로 개선된 창세기전을 바라고 있을 터입니다.

이미 프레임 드랍과 랙 문제를 기존 시리즈에서 진절머리나게 겪은 이 세대들이 스위치에서까지 그런 것을 겪어가면서까지 모든 걸 감수하고 플레이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 프레임 드랍과 랙 문제는 3번으로도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3. 도대체 무슨 깡으로 언리얼 엔진을?

라인게임즈는 그동안 대규모 구조 조정이 있었던 것이 업계 내에서 공공연하게 퍼져있는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창세기전 리메이크 작업에 충분한 인력이 투입되었을 것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개발진은 게임 엔진으로 언리얼 엔진을 고집하였습니다.

말이 되나 싶습니다.

출시 초반 러쉬빨이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무모하게 스위치를 독점 플랫폼으로 삼아놓고 언리얼 엔진으로 최적화를 잡을 생각을 했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으며, 역시나 그 결과물은 처참합니다.

조작감이나 카메라 앵글 등의 기타 문제는 차치하고, 60프레임은커녕 30프레임 방어도 안 되고 전투 중에 10프레임 대로 프레임 드랍이 발생하여 진행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라는 의견이 대다수입니다.

언리얼 엔진으로 웅장함과 화려함을 얻고 싶었다면, 그에 걸맞는 최소 사양을 확보하고 출시를 하든지, 아니면 목숨걸고 최적화 제대로 깎아서 내든 했어야 하는데, 둘 다 책임을 방기한 수준입니다.

2번에서 언급했듯 기존 팬층을 유치하면서 새로운 소비자까지 노리고 싶었다면 완전히 대실패입니다.

어른들이 워낙 훌륭한 시리즈라고 해서 입문해보려고 체험판 받았더니 게임이 프레임 뚝뚝 끊겨서 진행 자체가 불가능하니 이건 도저히 입문이 불가능한 수준의 진입 장벽이라는 반응이 괜히 나오겠습니까?

하다못해 그들이 레퍼런스로 잡았을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도 유니티 엔진을 사용합니다.

결국 언리얼 엔진으로 뽑아먹을 수 있는 건 뽕 차오르는 스틸컷 스크린샷 하나 정도밖에 없는 건데, 그런 건 그냥 아트워크로 따로 내주면 되는 겁니다.

 

4. 전은 드럽게 오래 구워놓고, 홍보는 왜 안 했나

이번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정말 광고를 비롯한 홍보 수준이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습니다.

이건 뭐 마치 팬들더러 알아서 찾아서 해라 라는 식입니다.

보도 자료도 너무 없었고, 지하철 광고판은 팬들이 직접 보물찾기 하듯이 찾아 나서야 하는 수준이었습니다.

7년이었습니다. 무려 7년을 존버한 팬들에게 너무 성의가 없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7년이 순수하게 7년이 아니라, 사실상 창세기전3 파트2부터 따지자면 무려 23년입니다.

게다가 신규 소비자층도 확보하겠다면서 이렇게 광고를 전혀 안 하고선 무슨 유입을 기대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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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저래놓고 해도 해도 너무 비싸다

이번에 출시되는 <창세기전: 회색의 잔영>은 단독 타이틀만 64,800원입니다.

닌텐도 기준 풀사이즈 타이틀 가격을 받겠다는 이야기인데,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습니다.

게임 볼륨이 크니까 그정도 받아도 된다고 생각했나본데, 이런 미완성 수준의 게임을 7년 동안 밍기적거리며 개발해놓고선 파이어 엠블렘 시리즈랑 똑같은 가격을 받으려고 생각했다니 기가 찹니다.

더구나 한정판은 16만8천 원을 받겠답니다....

구성품이 아무리 괜찮아도 게임 하나에 17만 원 가량을 지불하는 것은 심리적인 장벽이 너무 높아지기 마련인데, 가장 필수적인 구성품이라고 할 수 있는 아트워크북 하나 없습니다....

어차피 한정판이니 안 사면 그만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이런 한정판 상품의 가격과 구성품 또한 타이틀의 이미지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제 주변에도 기존 시리즈의 엄청난 매니아셨던 분들이 심보가 괘씸해서 게임 사주기가 싫어졌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꾸 비교 대상을 파이어 엠블렘으로 놓아서 저도 좀 그렇습니다만.... 그래도 너무 비교가 됩니다.

상기 첨부한 한정판 상품은 109,800원입니다.

물론 구성품이 좀 더 적긴 하지만, 그래도 이쪽은 나름 알차고 아트워크 구성품을 따지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창세기전 쪽은 OST 등이 포함돼있다고 해도 아트북 하나 없이 인게이지 한정판보다 6만 원이나 더 비싸야할 이유가 무엇인지... 납득이 안 갑니다.


뭔가 너무 쎄게 말한 것 같지만,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기존 팬들에게도, 라인게임즈에게도 이 타이틀은 반드시 성공해야만 하는 타이틀입니다.

팬들에게는 이 타이틀이 성공해야만 창세기전 외전 시리즈나 창세기전3로 이어지는 후속 스토리, 그리고 신규로 추가하기로 약속한 스토리 등의 구현을 볼 수 있는 희망이 생깁니다.

그리고 라인게임즈의 입장에서도 킬러 타이틀이 하나도 없는 현 상황에서 매출을 보장해줄 수 있는 AAA급 타이틀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 기획단계부터 모든 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나마 풀보이스 더빙과 OST 리메이크만큼은 건질만한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부 팬들은 성우 더빙에 쓸 돈을 개발에 더 투자해서 최적화를 잡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잘못된 분석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애초에 언리얼 엔진+스위치라는 조합부터가 잘못됐어서 성우 녹음 비용 빼서 개발에 투자했어봐야 의미 없었을 겁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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