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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어제(7/12) KBO 긴급 이사회에서 두산 베어스 구단과 NC 다이노스 구단의 요구 사항을 들어주어 리그 중단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많은 야구팬들과 야구인들이 분노하였고, 저 역시 바로 이런 포스트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2021.07.12 - [KBO] - 레이븐의 KBO 칼럼: 정지택 총재는 사퇴하라 - 사상 초유의 리그 중단, 내로남불 엿가락 매뉴얼
그런데 이번 리그 중단 결정에 대부분의 구단들이 동의했다는 사실이 더욱 충격이었습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기아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SSG 랜더스 구단만이 원칙에 따른 매뉴얼 이행을 주장했다고 합니다.
분명 2021 시즌이 시작되기 전 3월에 10개 구단의 합의에 따른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이 엄연히 있음에도, 이를 구단들 마음대로 뒤집을 수 있음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말인 즉슨 앞으로도 일부 구단들이 자신들의 입맛에 따라 KBO 내규라든지 리그 규칙 등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또한 두산과 NC 구단이 리그 중단을 적극 주장한 이유는 5강 경쟁에서 뒤쳐지는 상황에 대체 엔트리로 단독 1위인 KT 구단을 만나는 것이 부담되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가장 수혜를 받을 수 있는 KT 위즈 구단이 리그 중단에 찬성을 했습니다.
현재 6할의 압도적인 승률로 리그 1위를 지키고 있는 KT 구단은 이번주 두산-NC 구단과 총 6연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며, 두산과 NC 구단이 대체 엔트리를 운영하게 되면 최상의 전력이 아닌 상태의 구단들의 약점을 찔러 보다 손쉬운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숭용 KT 단장은 "상대가 베스트가 아닌데, 나중에 1위 했을 때 이 6경기 때문이라는 소리 듣기 싫었다."라고 밝혔는데요.
그 부분까지는 납득은 안 되고, 지극히 사업적인 입장으로 생각해보자면 일종의 '배임'까지 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정정당당한 경기를 치르고 싶다는 의견까지 무시할 수는 없으니 이해를 하고 넘어갔습니다.
문제는 KT 구단의 입장 발표문 중에 2군 선수단을 무시하는 발언이 깔려있다는 점입니다.
제가 우려하는 부분은 KT 구단이 굳이 불필요한 2군 선수단 가치 폄하까지 해가면서 상대 구단 입장을 두둔했다는 것입니다.
"팬들이 2군 선수단 만나서 경기하는 거 보고 싶겠냐."라는 하지 않아도 될 말을 왜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는 2군 선수들이 질적으로 격이 떨어진다는 표현으로밖에 해석되지 않습니다.
물론 1군 주전 선수들과 실력 차이는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만, 엄연히 2군 선수들도 프로 선수들입니다.
구단에서 고심해서 드래프트로 뽑거나 입단 테스트를 통해 뽑아서 열심히 육성하는 선수들에게 이런 발언은 너무 실례가 아닐까요?
또 팬들이 2군 선수단 경기를 보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섣부른 단정은 왜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여 이 기회에 2군 선수들 중에 잠재력을 폭발시켜 1군 데뷔를 성공적으로 치룰 가능성이 제로라고 어떻게 단정지으시나요?
아마추어로 야구 인생이 끝난 입장에서는 2군 선수들도 대단하고 대견하게 느낍니다만, 구단의 마인드가 이런 식으로 2군 선수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2군에서 선수들이 어떻게 발전하며, 세대 교체는 어떻게 이루어질지, 참담한 심정입니다.
KT 구단의 발언에 기아, 롯데, SSG 외의 모든 구단이 동의했다는 것으로 보아 리그 전반에 이런 생각이 만연한 것은 아닌지도 우려됩니다.
박재호 스포츠조선 야구부 부장은 자신을 필두로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야구부장의 크보핵인싸>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강력한 비판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두산과 NC의 방역 매뉴얼 이행 미흡, KBO의 여반장식 엿가락 매뉴얼 운영, 그리고 KT 구단의 2군 선수 관련 발언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2군 선수 관련 내용은 요약하자면 "애초에 KBO리그와 퓨처스리그가 빅리그와 마이너리그처럼 격을 따질 수준의 리그도 아니며, 2군 선수도 엄연히 프로 선수인데 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다. 리그에 이런 생각이 만연해서는 안 된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저 역시 이 의견에 적극 동의하는 바이며, 2군 선수단은 1군 선수단이 무사히 운영되기 위해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며, 동시에 1군 무대의 세대 교체를 담당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매우 중요한 자리입니다.
이들 역시 KBO 리그의 현재이자 미래인데, 이들의 가치를 구단들이 직접 폄하해서는 안 됩니다.
물론 간혹 분노한 팬들이 1군 선수가 어이없고 보는 사람이 다 부끄러울 지경의 미스 플레이를 보여주면 "2군이나 가라"라는 식으로 비난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 2군을 무시해서 하는 발언이라기보다는 1군에서 보여주어야 할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질책 정도로 해석하는 데서 그쳐야 합니다.
'국민 거포'라고 불리는 박병호 선수도 LG에서 만년 2군 내지는 백업 선수였고,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 선수 역시 만년 2군 선수에 어쩌다 올라온 1군에서는 욕만 먹던 시절이 있었습니다만, 모두 보란 듯이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메이저리그까지 다녀오는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박병호, 이대호 같은 선수들이 2군에 있었다는 이유로 격이 떨어지는 선수라고 감히 모욕할 수 있을까요?
리그가 존중받고, 구단이 존중받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들이 먼저 서로를 존중할 줄 알고,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야합니다.
KT 구단의 위와 같은 발언이 앞으로는 나오지 않길 바라봅니다.
* PS: KT 팬인 지인은 이를 두고 "혹시 일전에 10구단 창단 때 '리그의 질적 저하'를 운운하던 것에 대해 비꼬는 식의 발언일 수 있다."라고 해석했습니다. 우리도 만년 꼴찌였지만 어엿하게 1위로 성장하였고, 이제는 상대 구단들이 질 떨어지는 구성으로 붙어오니 대결할 맛이 안난다는 것일 수도 있다는 식이라는 것입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 싶긴 합니다만, 그럼에도 엄한 2군 선수들이 격이 떨어진다는 식으로 가치를 폄하당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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