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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Giants

마무리 적색 경보 - 위기의 김원중, 대안은 없다! 해결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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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되어있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가급적 PC에서 조회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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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꽃겨울 채널, 많은 방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이미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2021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투수 운용에서 엄청난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선발, 불펜 가릴 것 없이 모두 심각하게 무너진 탓에 좋은 타격 성적을 갖고도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것이 현실인데요.

그간 꽃겨울님과 KBO 프리뷰쇼를 진행하면서 꾸준히 지켜봐온 롯데의 투수 성적은 매우 심각한 상황입니다.

 

선발, 불펜 가릴 것 없이 모두 충격적으로 약한 롯데의 마운드... 이를 어찌하면 좋을까? (자료 제공: 스탯티즈)

투수 WAR 10위(4.80), 투수 WPA 10위(-8.15), ERA+ 9위(83.5), FIP+ 8위(95.5), WHIP+ 2위(1.66)

선발 WAA 9위(-2.04), 선발 WAR 8위(2.95), 구원 WAA 10위(-1.91), 구원 WAR 10위(1.85)

 

그나마 시즌 초에 5선발진이 전부 무너진 상황에서 댄 스트레일리, 앤더슨 프랑코, 박세웅 등의 선수들이 다시 폼을 되찾으면서 선발 승리 기여도는 그나마 올라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반면 불펜 투수들은 필승조의 재편이 불가능할 정도로 도무지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상황인데요.

전반기에 무리한 등판 페이스로 어깨 부상을 당한 최준용, 김대우 선수의 부재가 매우 뼈아픈 상황입니다.

그나마 다행히도 구승민 선수가 기복은 있지만 필승조로 다시 올라오는 상황이고, 진명호 선수가 자책점과 볼넷 부분에서 확연히 좋아진 모습을 보이며, 김진욱 선수도 동기인 송재영 선수가 담당하던 좌완 불펜 역할을 이어받아 잘 막아주고 있어 2~3이닝 정도는 어떻게든 막아내는 모습입니다.

 

7월 9일 경기 이학주 선수에게 2런 홈런을 허용, 이후 폭투로 1점을 허용하며 3점 차 경기를 블론세이브 한 김원중 선수 (사진 제공: 스포츠조선)

제일 큰 문제는 마무리 2년 차인 김원중 선수에게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난 2020 시즌 김원중 선수는 5승 4패 25세이브를 기록하며 마무리 투수로 성공적인 변신을 꾀했다고 평가받았는데요.

하지만 2021 시즌 김원중 선수에 대한 롯데 팬들의 여론은 영 심상치 않습니다.

롯데가 75경기를 소화한 가운데, 김원중 선수는 3승 3패 12세이브를 기록했으며, 5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시즌 페이스 자체는 6승 6패 24페이스로 작년과 크게 차이나지는 않는고 할 수 있습니다만, 현재 블론세이브 리그 1위라는 오명을 쓰고 있습니다.

2020 시즌 8개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김원중 선수가 2년 차에는 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데, 더 나아지기는커녕 시즌 페이스로는 10개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의미입니다.

더욱이 5개의 블론세이브 중 3점 이상을 내준 경기가 3경기이기 때문에, "3점 차도 믿을 수 없는 클로저"라는 이미지가 굳어지면 큰일이 나는 수가 있습니다.

 

아무리 팬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하더라도, 김원중 투수의 가치는 클로저로 있을 때 빛난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그렇다고 불안한 뒷문, 롯데 시네마 원고 작가 김원중을 대체할 대안은 있을까 하면 그것도 아닙니다.

제아무리 김원중 선수가 블론세이브가 많다고 한들, 선발 투수로서의 김원중보다는 훨씬 성적이 좋습니다.

특히 선발 투수로서의 김원중 선수는 ERA+, FIP+, WHIP 등의 비율 스탯에서 리그 평균을 넘어선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나, 마무리로서는 평균을 훌쩍 상회하는 모습입니다.

이는 김원중 선수의 피 OPS가 초반 30구에서는 0.500대를 기록하지만, 이후 0.800대를 급격히 상회하는 점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김원중 선수는 30구 내에서 강렬하게 질러 승부하는, 마무리로서 최적화된 투수라는 의미입니다.

정 마무리 자리가 부담스럽다면 셋업맨으로 자리를 옮겨서 부담감이라도 줄여주자는 전략도 구상해볼 법합니다만, 결정적으로 롯데에는 마무리를 대체할 자원이 없는 것도 현실입니다.

결국 김원중 선수가 이겨내야할 문제이며, 그렇다면 김원중 선수가 갖고 있는 문제를 짚어내고, 뜯어고치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1. 피칭 레퍼토리

7월 9일 경기에서 2런 홈런을 허용하기까지의 과정. 포크볼 3개를 빼면 전부 포심이니 눈에 익을 수밖에 없다. (자료 제공: 네이버 스포츠)

김원중 선수가 4월 말부터 블론세이브가 제법 나오기 시작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포심 일변도'의 패턴을 지적했습니다.

클로저 김원중의 피칭 레퍼토리에서 '초구는 항상 포심 패스트볼'이라는 사실을 이미 리그 타자들도 뻔히 알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당연히 타자들은 김원중 선수의 포심 패스트볼 타이밍에 맞춰 배트 타이밍을 잡게 되고, 정타를 맞아 나갈 확률이 높습니다.

이렇게 되면 투수는 빠르게 볼 배합과 로케이션을 변경해야 합니다만, 김원중 선수는 같은 코스와 같은 구종을 고집하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잦습니다.

 

2020년 김원중 선수의 탄착군 별 피안타율. 하이 패스트볼이 위력적인 투수임에도, 이번 시즌 로우 존 공략에 치중하면서 낭패를 보는 경우가 잦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한편 김원중 선수는 로케이션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지 못하는 디자인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김원중 선수는 선발 투수 보직을 맡았을 때도 그랬지만, 지난 시즌 마무리 투수를 하면서 특히 하이 존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포심 패스트볼 기준 평균 2400 RPM, 최대 2600 RPM의 빠른 회전수와 150km/h를 넘나드는 구속으로 윽박지르는 것이 김원중 선수의 강점이기 때문입니다.

수비 시프트가 활발해지면서 KBO 리그에서도 이른바 '플라이볼 혁명'이 불며 어퍼컷 스윙이 유행하고 있는 지금, 하이 존 공략은 더욱 유효하게 먹혀들어 갑니다.

어퍼컷 스윙 자세에서 하이 존으로 공이 들어온다면, 빠르게 레벨 스윙으로 전환하는 것이 어려워 대처가 안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회전수가 높고 수직 무브먼트가 좋은 김원중 선수의 포심 패스트볼이라면 보다 적극적으로 유리한 카운트에서 하이 존을 공략할 필요가 있지만, 어째서인지 김원중 선수는 유리한 카운트에서 십중팔구 로우 존을 공략합니다.

몸쪽이나 바깥쪽 코너워크로 찔러 넣겠다, 혹은 떨어지는 유인구로 헛스윙을 유도하겠다는 계산입니다만, 어퍼컷 스윙 열풍에서 앞으로도 이런 구시대적 전략은 오히려 독이 되는 경우가 잦아질 것입니다.


2. 구종 추가 및 변화

제가 김원중 선수를 보면서 가장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포심-포크볼 2피치 디자인을 가져간다는 점입니다.

김원중 선수는 선발 투수 시절 포심-슬라이더-커브-포크볼의 4피치를 구사하던 선수입니다.

그런 김원중 선수가 "마무리는 포심과 가장 자신있는 변화구, 2개의 구종으로 승부해야 한다."라는 이상한 편견을 너무 고집하고 있습니다.

마무리 투수들의 구종 구사 비교. 종방향 변화구보다는 횡방향 구종인 슬라이더, 투심, 커터 등을 구사하는 선수들의 성적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위의 표는 2021 시즌 KBO리그의 마무리 투수들이 구사하고 있는 구종과 그 구사율을 제가 직접 조사한 자료입니다.

그리고 노란색 셀 영역은 현재 리그에서 불안하다고 평가받는 마무리 투수들을 따로 모아둔 것입니다.

성적이 좋은 편인 마무리 투수들은 이 투수들과 대체로 아래와 같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요.

 

  1. 포심 패스트볼 구사율 52% 이상
  2. 제2 구종으로는 자이로 스핀 계열인 슬라이더 구사 
  3. 4개 이상의 구종 구사
  4. 투심, 커터 등 변형 패스트볼 구사 
  5. 오프 스피드 및 탑 스핀 계열 구종, 즉 떨어지는 공 구사 자제 (포크볼, 체인지업, 커브 등)

김원중 선수는 애석하게도 이 다섯 가지 모두에 해당하지 않는 마무리 투수였습니다.

특히 마지막 부분이 제일 아쉬운데, 마무리 투수에게 자이로 스핀 계열 구종이 유리하다는 것은 이미 수십 년간 입증되어 왔습니다.

자이로 스핀 계열의 구종은 그립과 손목 각도만으로도 다양한 효과를 얻어낼 수 있는데, 수평과 수직 무브먼트를 모두 충족하기 때문에 어느 방향으로도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유인구로 던지는 등 활용도가 높아집니다.

더욱이 마무리 투수가 등판하는 상황은 대체로 "주자를 내보내서는 안 되며, 주자가 있다면 절대 패스를 내선 안 된다."라는 전제가 깔리게 됩니다.

이때 오프 스피드 계열의 구종이나 탑 스핀 계열의 구종, 즉 포크볼, 체인지업, 커브 등은 폭투나 포일을 유발할 가능성이 슬라이더나 커터보다 훨씬 높아집니다.

 

롯데 포수의 블로킹 능력은 리그 최하위, 아니 세계 최하위인데, 그런 구단에서 불펜 투수라는 자들이 포크볼만 주구장창 던지고 있다. 이 팀에서 지키는 야구가 안 되는 가장 크고도 근본적인 원인인 셈. (자료 제공: 스탯티즈)

한편 롯데 포수들의 블로킹 능력은 현재 압도적인 꼴찌를 유지하고 있는 중입니다.

Pass/9 0.796은 정말 부끄러운 수준인데, 그나마 선발 투수들이 이 수치를 줄여주고 있는 편이며, 불펜으로 넘어가면 아마 1.0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런 팀에서 불펜 투수들이 제2 구종으로 포크볼을 구사하며, 대부분 2피치로 끝내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김원중 선수도 이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으며, 실제로 지난 9일 경기에서도 잇따른 포크볼 폭투로 2아웃에서 1점을 그냥 거저 주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포크볼이 존 안으로 몰리고, 장타로 이어진다는 것. 포크볼을 던지는 방법부터가 잘못된 탓이 크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결정적으로 김원중 선수의 포크볼은 생각보다 그렇게 위력적이지 않습니다.

정확히는 위력적인 날과 그렇지 않은 날이 명백히 갈리는데, 자세히 관찰해보면 포크볼의 회전 방향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김원중 선수의 포크볼이 존에서 존 밖으로 날카롭게 꺾이는 날은 정석대로 포크볼이 탑 스핀, 즉 정회전을 일으킵니다.

반면에 김원중 선수의 포크볼이 여지없이 난타당하는 날은 포크볼이 역회전을 먹고 덜 떨어진 경우가 허다합니다.

이는 롯데에 전수되고 있는 포크볼의 레퍼런스 자체가 잘못된 탓이 매우 큽니다. (* 해당 문제는 특집으로 다룰 예정)

현제 롯데에서 정상적인 포크볼을 구사하는 선수는 박세웅과 나균안, 이 두 선수 뿐입니다.

만약 김원중 선수가 이 포크볼의 회전을 제대로 컨트롤하지 못한다면 이를 보다 확실하게 보완하거나, 아예 제2 구종은 다른 변화구를 장착하면서 제3 구종으로 역회전을 주는 변형 패스트볼로서의 스플리터로 갈아탈 필요가 있습니다.

(* 해설가들이 포크볼과 스플리터를 혼용해서 쓰기에 같은 구종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엄연히 다른 구종입니다.)

 

결론은 김원중 선수는 마무리로서 성공적인 변신을 꿈꾼다면 진지하게 구종 변화를 모색해야 합니다.

이미 충분히 익힌 슬라이더를 더욱 다듬는 것을 추천하며, 가급적이면 커터를 비롯한 변형 패스트볼과 함께 섞는 볼 배합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지금도, 앞으로도 포크볼과 커브는 김원중 선수가 처한 상황에 있어서 좋은 무기가 될 수 없습니다.


3. 멘탈 관리

마무리 투수에게 있어서 가장 약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은 평정심의 유지가 안 되는 경우입니다.

김원중 선수는 평소 안타를 얻어맞거나 실점을 하면 얼굴색이 변하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당사자 말로는 공을 던지다보니 열이 올라서 그런 것이라고 하지만, 투구 내용이 좋을 때는 딱히 그런 증상이 안 보입니다.

이렇게 얼굴에 투구 내용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은 마무리로서 매우 좋지 않은 현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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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뜬금없고 아재스러울 수 있으나, <장자> 덕충부 편에 나온 고사를 인용해보겠습니다.

 

중국 춘추시대 노나라에 왕태(王)라는 학덕이 높은 사람이 있었습니다.

노나라에는 그를 따라 배우는 사람이 공자의 제자만큼이나 많았습니다.

공자의 제자인 상계가 불만 섞인 투로 물었습니다.

  “스승님, 많은 사람이 왕태를 따르는 까닭은 무엇이옵니까?”

그러자 공자께서 답하셨습니다.

  “그것은 그의 마음이 고요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흘러가는 물에는 비춰 볼 수가 없고, 고요한 물에 비춰 보아야 한다. 오직 고요한 것만이 고요하기를 바라는 모든 것을 고요하게 할 수 있다(人莫鑑於流水 而鑑於止水 唯止能止衆止)."

 

이 고사에서 파생된 사자성어가 '명경지수(明鏡止水)'로, 맑은 거울과 조용한 물처럼 티 없이 맑고 고요한 심경을 뜻합니다.

저는 야구를 하면서, 특히 마운드 위에서 이 말을 항상 마음 속에 새겼었습니다.

 

물론 당장 신체에서 일어나는 증상은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만, 적어도 마음을 굳게 먹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훈련은 마무리 투수로서 성장해야 할 김원중 선수에게 꼭 필요한 과제입니다.

애초에 마무리 투수는 다른 보직에 비해 매우 불공정하고 외로운 자리입니다.

마무리 투수는 레버리지 관리가 안 됩니다. 다시 말해 등판 유무의 상황 자체를 통제할 방법이 없습니다.

또한 등판한 상황에서는 무조건 경기를 지켜야만 한다는 중압감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한 타석에서의 싸움에 패배했다고 전의가 꺾여버려서는 아웃 카운트 세 개를 잡을 방법은 나오지 않습니다.

김원중 선수는 스스로 대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지만, 보다 더 스스로가 강하다는 최면을 걸 필요가 있습니다.

 

포심이 맞아 나가기 시작하니 아예 포심을 봉인해버린 상황. (자료 제공: 네이버 스포츠)

이 부분은 피칭 레퍼토리와도 크게 관련이 있습니다만, 이쪽에 더 어울릴 것 같아서 뒤로 빼게 되었습니다.

김원중 선수가 지난 9일 경기에서 블론세이브를 하는 과정이 시작이 포심 일변도에서 비롯됐다면, 마무리는 포심 완전 배제로 빚어졌습니다.

포심 패스트볼이 맞아나가기 시작하니 포심 패스트볼을 완전히 배제하는 방향으로 간 것인데, 로케이션 문제를 구종 자체의 문제로 착각해버리는 이런 모습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은 굳이 마무리 투수가 아니더라도 투수로서 심각한 결함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 전략도 잠깐이면 먹힐지 몰라도 네 타자 연속으로 이런 식으로 가져간다면 결국 타자의 눈에 익을 수밖에 없습니다.

타자들이 아무리 포심을 노리고 들어온다고 해도, 포크볼과 커브만 던지게 되면 당연히 전략을 바꾸고 들어옵니다.

변화구는 결국 패스트볼과 함께 섞어야지만 의미가 있는데, 자신의 패스트볼에 대해 어떨 때는 너무 과신하고, 몇 번 맞아나갔다고 아예 불신해버리는 이런 극단적인 심경 변화로는 마무리 투수로서의 김원중 선수의 발목을 앞으로도 계속 잡을 것입니다. 반드시 고쳐야 할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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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김원중 선수에게 지적할 부분은 딱히 없습니다.

김원중 선수는 하드웨어도 매우 훌륭하고, 구질 자체도 매우 우수하며, 투구 폼마저 딱히 손댈 부분이 없는 좋은 투수 자원입니다.

다만 그 좋은 투수 자원을 두고 이상한 방향으로 잘못된 운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입니다.

김원중 선수가 마무리로서의 완벽한 변신을 꾀하려면, 확실한 목표와 롤 모델을 잡고, 그에 도달하도록 마음가짐을 다잡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롤 모델로 삼아야 할 교보재는, 그렇게 멀리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말년이 좋지 않았지만, 롯데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임은 부정할 수 없는 손승락 선수. 김원중 선수의 레퍼런스로 삼아야 할 투수는 달리 있지 않다. (사진 제공: 롯데자이언츠)

바로 김원중 선수 스스로 '스승'이라고 칭했던, 롯데 자이언츠 역사상 최고의 마무리 투수인 손승락 선수입니다.

2016년 FA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순간부터 김원중 선수가 마무리로 전환하기 직전까지 손승락 선수는 롯데에서 4년 간 15승 14패 94세이브라는 위대한 기록을 세웠습니다.

김원중 선수는 마무리로 전환하면서 손승락 선수에게 "투수는 피하는 자리가 아닌 공격하는 자리"라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했는데요.

그렇다면 손승락 선수의 커리어와 데이터를 통해 손승락 선수가 추구했던 마무리의 피칭 디자인은 어떤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상 커터 하나만으로 리그 최고의 마무리 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한 손승락 선수. 50%가 넘는 존 공략은 그의 공격적인 투구 성향을 그대로 드러낸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손승락 선수는 평균 구속 143km/h, 최고 구속 153km/h의 빠른 포심 패스트볼을 앞세운 공격적인 피칭 레퍼토리를 가져갔습니다.

그 외에 가장 애용하던 구종은 평균 구속 140km/h 이상의 커터였으며, 커터보다 조금 느리고 각폭이 큰 하드 슬라이더까지 섞어 던지며 타자들을 교란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특히 커터는 프론트 도어, 백도어, 숏바운드의 세 가지 스타일로 적은 구종으로도 다양한 타자 공략을 이뤄냈습니다.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하면서는 포크볼과 커브의 비중도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했습니다만, 기본적인 피칭 레퍼토리는 포심-커터-슬라이더 3피치의 조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또 손승락 선수는 굳이 로우 존 코너워크를 고집하는 정교한 제구를 추구하지 않았습니다.

빠른 구속과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하이 존도 적극 활용하고, 도망가지 않고 존 안에 집어넣으면 된다는 스터프형 강속구 투수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손승락 선수의 존 공략 비율은 50%를 넘어갔고, 이는 마무리 투수로서 가장 중요한 강심장과 베짱이라는 멘탈 컨트롤이 기본적으로 깔려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물론 이른바 '승락극장'이라는 별명 때문에 손승락 선수를 마냥 좋게 보지 못하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적극적인 존 공략과 자이로 스핀 계열 구종으로 맞춰 잡는 스타일이었기에, 오프 스피드 구종을 사용하는 투수들에 비해 삼진율은 떨어졌고, 워낙 공격적인 스타일이기에 통산 블론세이브 35개로 역대 공동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 공동 1위 기록자는 '궁내 체고의 씽카볼 투슈' 정대현 선수입니다. 근데 다 롯데네....)

하지만 손승락 선수의 피칭 디자인이 가져온 블론세이브의 수는, 효과적으로 막아내 기록한 271 세이브와 비교하면 제법 낮은 코스트였으며, 터프 세이브 등판 상황 자체가 압도적으로 많았던 이유도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원중 선수, 답은 먼 곳에 있지 않습니다.

처음 받았던 가르침을 기억하고, 그와 닮아가기 위해 노력해보길 바랍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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