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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지난 7월 1일 롯데 자이언츠 대 키움 히어로즈 경기에서 매우 불미스러운 상황이 나왔습니다.
롯데의 선발 투수 앤더슨 프랑코 선수에게 키움 홍원기 감독이 "이물질을 사용했다."라며 확신에 찬듯한 모습으로 심판진에게 부정투구 여부 확인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이물질 따위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발견될 수가 없는 일이었죠.
애초에 프랑코 선수의 포심 패스트볼 회전수는 최고 2100RPM 대를 보이는데, 이게 이물질을 사용한 회전수라면 프랑코는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가 아니라 그냥 공만 엄청나게 빠른 사회인 3부 리그 선수 정도밖에 안 되는 셈입니다.
아무리 프랑코 선수가 총액 50만 달러에 계약한 저가형 외국인 투수라고는 하지만, 설마 파인 타르 바르고 2000RPM밖에 못 던진다고 생각하셨을까요?
전력 분석원 출신의 홍원기 감독께서 이런 기초적인 상식을 모를 리는 없을 터이고, 필시 프랑코의 약점이 약한 멘탈임을 눈치채고 지난 경기부터 이를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떳떳해야 할 프랑코는 어째서인지 이내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똑같은 감독에게 두 번 연속으로 억지 트집을 잡힌 것에 대한 불만이 평정심을 완전히 흔들어 놓은 탓이었을까요?
그나마 해당 이닝은 1실점으로 어떻게든 틀어막았지만, 투구 수가 늘어난 탓도 있고 평정심을 좀처럼 되찾지 못한 프랑코였습니다.
결국 경기 초반 팽팽한 투수전 양상으로 흐르던 경기는 프랑코의 QS 실패로 이어졌고, 이후 불펜의 대환장 파티로 키움의 일방적인 승리를 안겨주고 말았습니다.
홍원기 감독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경질될 위기에 놓이셨던 것으로 아는데 롯데와 프랑코 선수를 제물 삼아 대승에 위닝 시리즈를 거두며 감독 생활을 이어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셨으리라 믿습니다.
그런데 왜 파인 파르는커녕 로진조차도 안 묻어있는 공은 왜 수거해 가서 계속 만지작거리셨을까요? 아무 것도 안 나오니까 당신께서도 매우 민망하셨죠? ㅎ....
그런데 불미스러운 장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롯데의 최현(행크 콩거) 감독 대행은 이어지는 3회 말 공격에서 키움의 선발 투수 제이크 브리검 선수를 대상으로 부정 투구 의혹을 제기하며 심판진에게 검사 요청을 했습니다.
네, 맞습니다. 진짜 의혹 제기가 아닌 맞불 작전이며, 팀과 선수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필요한 조치였습니다.
이에 브리검 선수는 굉장히 어이없어 하며 최현 감독 대행을 상대로 욕설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목소리가 잡히진 않았습니다만, 최현 감독 대행을 바라보며 "WTF(What The F-word)"에 해당하는 입술 움직임과 함께 손가락이 올라오는 장면이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습니다.
1분 20초, 정확히 "WTF"를 뱉는 브리검 선수, 동시에 올라오는 손가락 제스쳐
(*주: 직접적인 미들 핑거 제스쳐는 퇴장 사유, 이를 피하기 위해 대신 검지를 들어올린 듯, 너그럽게 본다면 심판이 주의를 주면서 오른손으로 삿대질을 한 것일 수도 있음.)
이에 최현 감독 대행이 발끈하여 브리검 선수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할 뻔하였으나, 심판들의 만류로 큰 싸움으로 번지지는 않았습니다.
자칫 선수가 상대팀 감독에게 욕설을 하여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뻔한 것입니다.
(*참고: COVID-19의 여파로 벤치 클리어링은 규정상 완전 '금지'가 된 상황입니다.)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브리검 선수는 "글러브 검사도 아니고 온몸 수색 요구를 받아 항의를 한 것일 뿐"이라며 일축했지만, 저 장면 어디에 정상적인 '항의'가 있었을까요?
저를 비롯한 수많은 야구 팬들 눈에는 그저 욕쟁이 한 명밖에 안 보였을 뿐입니다.
더욱이 브리검 선수, 국적이 미국이시고 텍사스에서도 있었던 선수인데, 설마 지금 빅 리그에서 온몸 수색 하는 소식을 전혀 못 들은 바는 아닐 테지요?
먼저 비겁한 수를 써서 추악한 승리를 추구했다면, 그정도 정상적인 반격은 각오했어야 할 터입니다.
정말 어이가 없어서 찾아보니, 브리검 선수... 지난 5년간 욕쟁이로 유명할 정도로 아주 전적이 화려했습니다.
특히 지난 2020 포스트 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가 맞붙었습니다.
이날 선발로 등판한 브리검 선수가 볼넷을 잘 골라 나간 홍창기 선수에게 "Mother F-word"라고 직접 쫓아가면서 욕설을 날리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찍혔습니다.
브리검 선수의 계속되는 욕설은 "실력이 좋으면 인성은 버려도 그만", "이기기만 하면 장땡"이라는 팬 문화가 조장한 불미스러운 야구의 한 단면을 보여준 사례인 듯합니다.
상대 선수에 대한 존중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제는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엄연히 감독 자리를 맡고 있는 최현 코치에게까지 예의 없이 욕설을 하는 모습은 선수로서의 가치와 자격을 스스로 깎아먹는 행위입니다.
야구인들 사이에서는 야구를 '신사의 스포츠'라고 부릅니다.
이 말은 세계 최초의 야구 클럽인 '니커보커(Knickerbocker)' 야구 클럽에서 유래하였습니다.
1845년 창설된 니커보커 클럽은 미국 사회에서 등장한 신흥 쁘띠-부르주아지라고 할 수 있는 상인, 변호사, 은행 직원, 보험회사 직원 등으로 구성된 실업 야구팀이었습니다.
이들은 프롤레타리아 계층과 자신들을 구분하기 위해 유니폼 소재로 값싸고 운동하기 편안한 면이 아닌, 비싸고 불편한 모직을 선택했고, 심판들은 연미복을 입었습니다.
이때의 문화에서 유래한 야구 유니폼은 지금까지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 바로 유니폼에 '벨트'를 착용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런 계급 의식에서 유래한 배타적인 태도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이런 문화 덕에 신사적인 스포츠로 발전하려는 노력이 있었던 것은 높게 평가합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가 보는 야구는 어떠한가요?
권위주의에 찌든 심판의 오심 남발, 정정당당하지 못한 반칙 플레이, 거기에 상대 선수와 코치진을 가리지 않는 욕설까지... 너무 추악해서 부끄럽기 그지 없습니다. 이게 정말 우리가 자랑스럽게 '신사의 스포츠'를 표방해도 될 모습입니까?
저는 "공 던지는 '기계'가 되지 말고, 먼저 '인간'이 되고, 그 다음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자."라고 끝없이 강조해왔습니다.
그것이 야구를 진짜 '신사의 스포츠'라고 팬들로부터 존중받고, 진짜 제대로 된 야구를 하는 길이라고 믿었습니다.
작심하고 한 마디 해야겠습니다.
이날 키움 히어로즈가 보여준 더티 플레이는 기계도 아닌, 악당의 플레이였다는 사실을 부끄러워 하십시오.
저는 제가 좋아하는 롯데 자이언츠가 대패하여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제가 정말 소중하게 여기는 야구를 모욕한 당신들의 더티 플레이에 화가 난 것입니다.
홍원기 감독님, 한번은 넓은 아량으로 용서해줄 수 있어도 두 번은 아닙니다.
그대들의 구단 상징인 '히어로'라는 단어에 먹칠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나아가 우리 야구인들이 자부심을 갖는 '신사의 스포츠'로서의 야구를 욕보이지 말고, 야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조차 야구를 비웃음거리로 삼게 만들지 마십시오.
- And especially, Jake Brigham, you insulted baseball.
- You insulted everyone who is involved in baseball.
- You are not qualified as a player if you swear at the opponent coach.
- I suggest you just abandon your qualifications if you want to keep swearing at your opponent coach.
- I emphasize again, baseball players and fans don't want to be with players who insult baseball.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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