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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ball/KBO

레이븐의 짤막 타자 분석: 한화 힐리 - '슬로 스타터'란 방패는 그를 지켜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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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포스트는 PC 환경에서 작성되었습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 되어있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드리며, 가급적 PC에서 조회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레이븐입니다.

오늘(7/4)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타자 라이언 힐리 선수가 공식적으로 웨이버 공시되었습니다.

빅리그에서 5시즌 동안 한 시즌 최다 25홈런, 통산 69홈런을 때려낸 장타-홈런형 외국인 타자로 큰 기대를 받았던 외국인 선수였던 힐리는 KBO에서 7홈런만 기록한 채 시즌의 반 정도를 채우고 리그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한화, 외국인선수 힐리 웨이버 공시 요청

한화 이글스가 결단을 내렸다. 기대에 모자란 성적을 내고 있는 외국인선수 라이언 힐리(내야수)를 내보낸다.한화 구단은 힐리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요청했다고 4일 밝혔

sports.news.naver.com

당초 힐리 선수는 자신이 '슬로 스타터'라고 주장하면서 타격 부진을 조금만 참아달라고 인터뷰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슬로 스타터라기에는 이미 시즌의 반이 지났고, 눈에 띄는 반등을 보여주지 못했기에 결국 팀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현재 한화 구단은 빅리그 경력 10년의 베네수엘라 출신 베테랑 선수인 에르난 페레스 선수와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저는 타격 이론에 대해서는 피칭 이론만큼 잘 알지 못합니다.

하지만 투수의 관점에서 이 타자의 약점이 무엇이었는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겠다 싶어 글을 써보기로 했습니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힐리 선수에게 당초 외국인 선수 최초 계약 상한 금액인 100만 달러를 꽉 채워서 계약을 진행해주었습니다.

그만큼 힐리 선수에게 홈런 타자로서 기대하는 바가 컸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한화 구단의 홈 구장인 한화생명이글스파크는 홈런 팩터 1.081로 홈런이 제법 많이 나오는 구장이기에 힐리 선수가 못해도 30홈런-100타점이라는 슬러거의 기준점은 쉽게 넘겨줄 것으로 기대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힐리 선수의 장타율과 타점 생산 능력은 처참합니다.

 

타율은 그렇다 쳐도, 슬러거에게 기대했던 장타력을 보여주지 못한 힐리 선수. (자료 제공: 스탯티즈)

슬러거로 활약했어야 할 힐리 선수의 장타율은 0.394로 리그 평균(0.395)에 겨우 비비는 수준입니다.

또한 조정 득점 생산력(wRC+)는 85.1인데, 리그 표준 점수가 100점이기 때문에 평균보다 14.9% 뒤쳐진다는 의미입니다.

WAR 역시 0.16으로, 1루수이기 때문에 수비로 얻는 WAR 수치가 낮았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외국인 타자가 보여줄 수치는 아닙니다.

만약 힐리 선수와 시즌 전체를 함께 했다면 힐리 선수 덕에 이긴 경기는 1경기가 채 되지 않는 셈입니다.

 

삼진이 많고 볼넷이 적은, 전형적인 슬러거식 스윙을 하지만 컨택이 엉망이었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힐리 선수의 BB%는 6.1, K%는 21.6으로 리그 평균(각 11.1, 17.9)에서 꽤나 많이 벗어나 있습니다.

장타를 노리고 풀 스윙을 돌리는 전형적인 슬러거식 스윙을 했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기엔 장타율이 너무 부족했는데, 그렇게 스윙을 돌렸음에도 배럴 타구의 생산 자체가 부족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야수 정면으로 갔다고 치부하기엔 BABIP이 0.308로 낮지 않은 편이라 그런 핑계는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득점권 타율 역시 0.279로 3~4번에 자리를 했어야 했던 힐리 선수의 클러치 능력이 평균 이하였던 것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아웃존 컨택률로 볼 수 있는데, 아웃존 스윙률은 36.3%로 다른 타자들에 비해 낮지 않았음에도 아웃존 컨택률은 62.7%로 딱히 특출날 게 없이 평이한, 혹은 그 이하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힐리 선수가 당겨치기 일변도의 타격을 보여주기 때문인데, 이 당겨치기 일변도 타격은 결국 그의 발목을 잡아 2017 시즌이 종료되지마자 오클랜드에서 시애틀로 트레이드 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 당시 아웃존 컨택률은 58.9%)

바깥쪽 대처가 안 되고, 유인구에 많이 속는 경향이 짙었다. (자료 제공: 스탯티즈)

이렇게 약점이 명확한 선수라면 투수 입장에서는 정말 공략하기가 쉬워집니다.

힐리 선수의 당겨치기 일변도 타격과 아웃존 컨택률은 곧 유인구에 많이 속는 모습으로 이어졌는데요.

특히 패스트볼의 경우는 인-하이 존, 즉 몸쪽 하이 패스트볼로 공략을 하면 여지없이 배트가 나오면서 헛스윙을 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반면 변화구의 경우는 바깥쪽 유인구에 유독 약했습니다.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포크볼 등 가릴 것 없이 프론트 도어로 던지면 대체로 대처해냈으나, 백 도어로 던지면 여지없이 흔히 말하는 '떨공삼'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스탠스를 닫아놓고 치는데도 왼쪽 팔이 벌어지고, 몸을 뒤로 받쳐놓고 히팅 포인트가 뒤로 가기 때문에 장타가 안 나온다. 자신의 특기인 몸쪽 잡아당기기까지 잘 안된 이유. (사진 제공: 스포츠조선)

한편 이번 시즌 힐리 선수는 자신의 장기인 당겨치기마저 제대로 못한 모습이 보입니다.

타격 폼을 살펴보면 힐리 선수는 스탠스를 닫아놓고 치는 유형임에도 유인구에 배트가 많이 나가는 편입니다.

또한 몸쪽 공을 당겨치는 상황에서도 손목이 먼저 나오면서 왼쪽 팔이 지나치게 떨어져 있고, 몸을 뒤로 받쳐놓고 치면서 히팅 포인트는 뒤로 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배트의 타격 면적이 좁아지고, 궤적도 제대로 된 레벨 스윙이 나오지 않기에 빗맛게 되고, 발사각이 지나치게 높아지거나 아예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됩니다.

몸쪽 공을 어떻게든 맞춰는 낸다고 해도 제대로 된 배럴 타구가 나오지 않으며, 장타로는 도무지 연결이 안 되는 폼인 셈입니다.

현대 야구 타격 이론에서는 "골반의 빠른 회전으로 상체의 회전력을 극대화하고, 손목은 마지막에 따라나온다는 생각으로 쳐야 한다."라는 것이 지론인데 반해, 힐리 선수는 일반적인 타격 이론과는 전혀 반대로 타격하고 있던 셈입니다.

힐리 선수보다 먼저 웨이버 공시되었던 키움 히어로즈의 데이빗 프레이타스 선수가 정확히 이런 문제로 타격 성적에서 골머리를 썩혔는데, 힐리 선수 역시 마찬가지 문제로 결국 프레이타스 선수와 같은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이상으로 한화 이글스에서 웨이버 공시된 외국인 타자 라이언 힐리 선수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재미있게 읽으셨다면 공감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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