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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ing/Literature

[레이븐 단편선] 갓 오브 워: 크레이븐토스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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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마이! 당신의 아들이 돌아왔소! 듀얼을 파멸시키고야 말 것이오!”

크레이븐토스는 크게 울부짖었다. 코나미 본사를 향한 진격. 그 어느 때보다 커진 분노와 증오로 무장한 채, 크레이븐토스는 자신의 앞을 막아선 코나미의 파수꾼들을 향해 거침없이 카드를 휘둘러 내던졌다.

“크아아아악!”

디렉터의 지령에 따라 두뇌를 빼놓은 채 시키는 대로 금제를 때린 코나미의 직원들은 자신들이 미처 레귤레이션을 걸어놓지 않은 카드들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내렸다. 마침내 전설의 도시 아틀란티스와 씨 스텔스 어택 콤보만 믿고 설치던 반어반마의 씨 호스를 때려눕힌 그때,

“감히 유저 주제에 도전하시겠다? 듀얼의 신에게?!”

해룡 리바이어던의 머리 위에 올라타 해류로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긴 타카오카가 크레이븐토스에게 도발하였다.

“진정한 듀얼리스트는 숨지 않는다, 타카오카! 바다에서 나와 나에게 덤벼라!”
“회사를 모욕하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크레이븐토스.”

티아라멘츠라 불리는 끔찍한 세이렌들을 끌고 나타난 마스터듀얼의 디렉터, 타카오카. 거대한 물결 속에 숨어 거센 파도의 힘을 휘두르는 그였지만, 크레이븐토스에게 크기는 문제되지 않았다. 내면에 잠든 공룡의 힘을 깨워낸 크레이븐토스는 거센 전개를 몰아붙였고, 이에 타카오카는 크레이븐토스 대신 그를 돕는 스프라이트 엘프를 먼저 공격하였다. 하지만....

“비겁하게 숨지 말고 나와 상대하라, 타카오카!”

제아무리 디렉터라 할지라도 크레이븐토스 내면에 붙은 복수의 불꽃은 꺼뜨릴 수 없었다. 일세괴의 강력한 급류 속에서 타카오카의 본체를 뽑아낸 크레이븐토스는 그대로 그를 코나미 본사의 1층 로비 바닥에 처박아버렸다.

“회장은 널 그냥 돌겜 유저로 놔둬야 했어...! 아무리 많은 디렉터를 이겨낸다고 해도, 너에게 맞설 디렉터는 반드시 존재할 것이다!”
“그들도 곧 같은 꼴이 될 것이다.”
“듀얼의 파멸은 곧 우리 모두의 파멸이야!”
“으아아아아아!”

크레이븐토스는 내면의 분노를 모두 끌어내기 위해 궁극진화약을 발동하였다. 자신에게 잠든 공룡의 힘을 최대로 끌어낸 크레이븐토스는 디렉터 타카오카를 향해 궁극의 전도 티라노의 힘을 실은 해머링을 연달아 갈겼고, 끝내 타카오카는 패배해 카드에 영혼이 봉인되었다. 디렉터를 잃고 통제를 잃은 금제 속에 집어삼켜진 유희왕의 세상, 하지만 크레이븐토스는 신경쓰지 않았다. 이 긴 여정을 시작하게 된 복수의 대상이 바로 눈앞에 있었기에.

“이제 어떻게 하겠소, 회장? 섬도희의 치마폭에서 이제 그만 나오시지요?”
“섬도희가 환경권에서 죽은 건 다 너의 분노 때문이다, 크레이븐토스. 무엇을 더 파괴할 셈이냐?”
“하리파이버를 향한 금지의 손길도 나를 막지 못했소. 유니온 캐리어 금지로도 나를 어찌하지 못했고. 당신은 오늘의 끝을 보지 못할 것이오. 나의 복수를 끝낼 거니까!”
“거만한 녀석! 너의 오만함을 더는 두고 보지 않겠다!”

코나미의 회장은 대뜸 크레이븐토스에게 일갈을 하더니 스프라이트 엘프와 크레이븐토스의 무기인 스킬 드레인에 금제빔을 날렸다. 금지를 당하고 환경권에서 추방당하게 되는 스프라이트 엘프, 그 위에 타고 있던 크레이븐토스도 중심을 잃고 지하로 떨어지게 되었다. 간신히 엘프의 제트팩 끝자락을 붙잡은 크레이븐토스는 엘프에게 외쳤다!

“엘프여!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 같소!”
“내가 널 도우면, 둘 다 나락으로 떨어진다. 지금도 콘마이가 유리한데.”
“콘마이의 파멸을 위해 나를 딕의 구렁텅이에서 구해준 것 아니오?!”
“스프라이트를 섬기라고 널 구해준 것이었다.”
“나의 복수를 막지 마시오!”
“내 말을 잘 들어라, 크레이븐토스! 너는 그냥 단지 우리의 하수인이었다! 콘마이는 이제 너와 상관없어. 우리의 전쟁이지 너의 것이 아니야!”
“크아아아아아아악!!!!!”

엘프가 제트팩의 플레어를 가동하여 크레이븐토스를 떨쳐냈고, 크레이븐토스는 환경권을 벗어나 딕의 심연, 나락의 저 끝으로 처박혔다. 나락으로 떨어지던 크레이븐토스의 머릿속에는 주마등이 스쳤다.

‘나는 듀얼리스트로서 살아왔다. YP로서 몰락을 맛보았다. 나는 가장 큰 희생을 치뤘으나, 자유를 얻지 못했다. 나는... 콘마이를 파멸시킬 것이다! 내 복수를 이뤄내고 말 것이다!!’

또다시 배신당하고 추락한 크레이븐토스, 비티어 권의 어두운 손길은 또 한번 그의 힘을 앗아가 버렸지만 이대로 멈춰설 킹룡단장이 아니었다.

“우린 끝나지 않았어, 콘마이... 비티어의 문턱도 나를 가로막지 못해!”
“죽음도 목적이 있는 자를 막지 못한다, 크레이븐토스.”

비티어의 나락에서 무언가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대 요정 드래곤이었다.

“고요드?! 어떻게 살아있지?! 그것도 준제한이라니?!”
“그리웠다, 킹룡단장. 에라타를 받고 풀려났다.”
“이, 이게 무슨....”
“내가 콘마이를 위해 희생한 덕분에 이렇게 고차원의 존재로 다시 태어났어.”
“여전히 흉악한 카드로 보이는군.”
“겉모습만으로 판단하지 마라.”

고요드의 놀라운 귀환, 고차원적인 카드로 다시 태어난 그는 콘마이가 군림하는 한 인간들에게 희망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기에 그는 크레이븐토스를 인도하였다. 오직 심연 깊은 곳에 보관된 카드를 통해서만 콘마이를 이겨낼 수 있을 거라 조언했다.

“지금 이순간에도 콘마이의 횡포는 더 심해지고 있어. 유저는 고통에 시달리고 있지.”
“시달리라고 해. 콘마이의 파멸 외엔 내가 알 바 아니야.”
“그렇다면 복수를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텐가?”

유저들의 고통 따윈 알 바 아닌 크레이븐토스였지만, 이 말 한마디는 매우 솔깃하였다. 결의를 다진 크레이븐토스는 대답하였다.

“뭐든지.”
“그렇다면 이것을 받아라. 네가 복수의 해답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고요드는 두 장의 카드를 내밀었다. 크레이븐토스는 받아들었다. 오른손에는 도둑의 연막탄, 왼손에는 정적의 로드 케이스트가 그의 손에 들려 있었다. 묵직하고 서늘한 감각을 척수를 통해 느낀 크레이븐토스는 전율하였다. 그리고 그가 찾아야 할 카드를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파워 툴 브레이버 드래곤...”

크레이븐토스의 눈이 붉게 빛났고, 고요드는 이를 만족하듯 바라보며 다시 요정계로 돌아갔다. 크레이븐토스는 크게 심호흡을 한 뒤, 강력한 기합일발을 내뿜었다. 딕의 나락 끝에서 그를 따르던 공룡 군단이 다시 일어서 그를 따랐다.



“나는 듀얼리스트다... 나의 복수는 이제 시작이다.”



딕의 나락을 헤치고 걸어나가는 크레이븐토스와 공룡 군단의 운명을 점치듯 시간의 룰렛이 삐걱거리며 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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